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1일 시위대가 백악관 앞을 지키고 있는 경찰을 향해 양손을 들어 보이며 항의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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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46)의 사망을 ‘살인’으로 판단한 공식 부검 결과가 발표됐다. 과잉 진압으로 심장이 멎어 사망에 이르렀다는 결론이다.
미국 CNN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 등은 1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州) 헤너핀 카운티 검시관이 부검 결과 보고서에 플로이드의 사인을 “경찰관의 제압ㆍ목 압박의 복합적 작용으로 인한 심폐 기능의 정지”로 명시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서 그의 죽음은 살인으로 분류됐다. 경찰관들이 플로이드의 목과 등을 무릎 등으로 찍어 누른 행동이 심정지를 유발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진단한 것이다. 카운티 당국은 진통제인 펜타닐 중독과 각성제인 메타암페타민 복용이 ‘중대한 조건’에 포함됐다고 밝혔으나 이를 사망 원인으로 적시하진 않았다. 앞서 지난달 28일 예비 부검 발표 당시에는 외상에 의한 질식이나 교살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발표된 플로이드 유족의 독립적인 부검 결과도 그의 죽음을 ‘살인’으로 결론 지었다. 다만 헤너핀 카운티 검시관과 달리 ‘질식’을 직접적 사망 원인으로 지목했다. 유족 측 검시관은 ‘지속적인 압력에 의한 질식’으로 플로이드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 변호사인 벤 크럼프는 “플로이드는 현장에서 즉사했다”면서 “이미 병원으로 가는 구급차 안에서 심폐소생술이나 심장 충격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관 데릭 쇼빈이 플로이드의 목을 누르고 또 다른 경찰관 2명이 몸을 압박하지 않았다면 플로이드는 살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공개된 플로이드 체포 과정을 담은 영상에는 쇼빈이 무릎으로 8분 46초간 플로이드의 목을 누르고 있었고 다른 경찰관들도 그의 등을 압박하고 있는 모습이 등장한다.
이번 부검 결과로 강압적 체포가 사망 원인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쇼빈 등 경찰관들의 형사 처벌 가능성을 높아졌다. 현재 사건과 연루된 경찰관 4명은 모두 해고됐고 쇼빈은 3급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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