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사망 항의시위 관련 대국민 연설
“군대 배치함으로써 문제 해결할 것”
코로나19 사태·폭력시위로 혼란…안정 위한 리더십 실종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조지 플로이드 죽음에 항의하며 거리로 나선 시위대의 모습.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진압을 위해 연방군 투입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며 강경 대응 의지를 밝혔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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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에서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과정에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항의 시위가 일주일여 이어지며 곳곳에서 유혈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군대 투입이라는 초강수를 꺼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채 수습되기도 전에 전국적 시위 발발로 미 전역이 혼란에 빠졌지만, 정작 상황 안정을 위한 ‘리더십’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된 시위사태 관련 대국민 연설에서 “폭력을 중단하고 국민의 안전과 안보를 위해 대통령 특권을 사용할 것이며, 그 일환으로 수 천명의 중무장 군인과 법 집행관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임무는 조국과 국민을 지키는 것이며, 나는 법을 지키겠다고 맹세했다”면서 “주(州)와 시가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거부한다면, 군대를 배치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이미 5개 주에서 600~800명의 주 방위군이 워싱턴DC로 보내졌으며, 이미 현장에 도착했거나 이날 밤 12시까지는 모두 도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연설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과의 통화에서 주 정부가 방위군을 투입해 강경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가디언이 입수한 통화 내용에 따르면 그는 “시위대를 체포해야 한다”면서 “주정부가 제압하지 않으면 ‘얼간이(jerks)’처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에도 시위대를 ‘폭도’, ‘약탈자’라고 비난하면서 군대 투입을 통한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시위대의 배후로 급진좌파 단체인 ‘안티파’를 지목, 테러단체로 지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 시위를 재선용 표결집을 위한 이념 전쟁으로 비화시키려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적 행태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일주일째 접어든 시위는 약탈과 방화, 총격사망 등 폭력사태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시를 비롯해 40개가 넘는 주가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통행금지령을 내렸고, 주말새 4000명의 시위 참가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한편, 이날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검시관은 플로이드 사망과 관련 경찰이 플로이드의 몸을 누르고 목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플로이드의 심장이 멎었다는 부검결과를 내놨다. 플로이드가 경찰에 의해 ‘살해’됐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항의시위는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검시관은 “(플로이드가) 경찰에 제압된 상황, 기저질환, 그의 몸속에 혹시 있었을지 모를 알코올 등의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사망한 것 같다”고 결론 내렸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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