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열린 `KPGA 스킨스게임 2020`에 참가한 문경준-이수민 조(왼쪽), 함정우-박상현 조가 경기 도중 홀을 승리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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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승부의 결과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코로나19 탓에 아직 정규 시즌을 시작하지 못한 국내 남자골프대회가 비록 이벤트지만 문을 열었다는 의미가 컸다.
1일 경기도 용인 플라자 컨트리클럽 타이거 코스에서 열린 'KPGA 스킨스 게임 2020'은 설렘 가득한 대회로 치러졌다. 이날 남자골프의 화끈한 맛을 보여주기 위해 나선 주인공은 문경준(39·휴셈) 이수민(27·스릭슨) 박상현(37·동아제약) 함정우(26·하나금융그룹) 등 한국프로골프(KPGA) 간판 선수들이다.
지난해 '제네시스 대상' 문경준이 '제네시스 상금왕' 이수민과 짝을 이뤘고 2018년 '제네시스 상금왕' 박상현은 명출상(까스텔바작 신인상) 수상자 함정우와 의기투합해 '2대2' 승부를 벌였다. 그동안 대회를 못 뛴 아쉬움을 풀어내기라도 하듯 첫 홀부터 샷이글로 승부가 결정 났다.
파5의 1번홀에서 이수민은 세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넣는 샷이글로 승리를 따냈다. 이후 팽팽하던 승부는 결국 2000만원이 걸린 마지막 홀에서 결정 났다. 이수민과 짝을 이룬 문경준이 5m 거리의 버디 퍼팅을 성공하면서 총 5600만원을 획득해 4400만원의 박상현-함정우 팀에 승리를 거뒀다.
대회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부터 승부는 불꽃 튀었다. 빨간색 상의를 입고 나온 박상현이 "빨간색 옷을 입고 불을 지르겠다"고 도발하자, 검은색 상의의 문경준은 "옆집에 불나면 불을 끄겠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네 선수는 모두 대회에 대한 그리움과 현재의 심정을 풀어냈다. 박상현은 "프로 생활 20여 년 동안 고속도로를 달려왔다. 지금 중간에 휴게소를 들렀다고 생각한다"며 "대회 하나하나가 소중한 것을 느꼈고, 직장을 잃은 분들의 심정도 알 것 같다"고 했다. 문경준은 "대회가 열리지 않아서 마이너스통장을 쓰는 선수도 많다고 들었다"며 "하루빨리 대회가 열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문경준-이수민 팀이 딴 상금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박상현-함정우 팀 상금은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지부에 기부했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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