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황제 조던 "슬프고, 고통스럽고 화가 난다"…MLB 스타들 "변화 위해 행동하자"
테니스 슈퍼스타 윌리엄스·F1 황제 해밀턴 등 흑인 거물도 SNS서 비판 '한목소리'
마이클 조던 |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김동찬 기자 = 미국에서 벌어진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에 전 세계 스포츠 스타들이 충격과 분노를 표출했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사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는 지난달 26일(한국시간) 체포 과정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사망했다.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고 고통스러워하다가 끝내 목숨을 잃었다.
미국 흑인 사회는 경찰의 무자비한 공권력 집행과 인종 차별에 분노하며 다시 거리로 나섰다.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들불처럼 번졌고, 약탈과 방화 등 소요 사태로 이어져 현재 미국 사회가 큰 혼란에 빠졌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7·미국)은 1일(한국시간) "매우 슬프고 진심으로 고통스러우며 분노를 느낀다"고 이번 사건의 입장을 발표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샬럿 호니츠 구단주인 조던은 "많은 사람의 고통과 분노, 좌절에도 공감한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시카고 불스에서 NBA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6차례나 차지한 조던은 "나는 뿌리 깊은 인종 차별, 유색 인종에 대한 폭력에 저항하는 이들과 함께한다"며 "우리는 충분히 (이런 일들을) 겪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조던은 다만 "우리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불의에 저항하는 우리의 뜻을 표현해야 한다"며 "우리의 하나 된 목소리는 우리의 지도자에게 법률을 개정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하고, 그게 실현되지 않으면 투표로 제도적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로이드의 유족들과 이런 인종 차별과 불의를 겪은 수많은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힌 조던은 "우리가 모두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며 하나로 뭉쳐 모든 사람에게 정의가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LB 뉴욕 메츠 투수 스트로먼의 트위터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와 감독들은 변화를 위해 함께 행동하자는 메시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뉴욕 메츠의 투수 마커스 스트로먼은 "인종 차별은 우리 사회와 문화에 뿌리 깊이 밴 것이며 지금도 기승을 떨친다"며 "거울을 보고 당신이 문제의 일부인지, 해답의 일부인지 진실로 확인해보라. 당신의 진정한 색깔이 언제나 드러날 것"이라며 변화를 위해 미국민들이 행동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거포 장칼로 스탠턴(뉴욕 양키스)은 "(이런 일이) 정말 지겹다"면서 "당신의 피부색과 특성이 무엇이든지 간에 우리는 모두 인간"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진정한 변화만이 플로이드와 그보다 앞서간 모든 이들을 위한 정의가 될 것"이라며 역시 행동으로 옮기자고 설득했다.
로코 볼델리 MLB 미네소타 감독 트위터 |
흑인 선수뿐만 아니라 백인인 로코 볼델리 미네소타 트윈스 감독, 게이브 케플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도 비판의 목소리에 가세했다.
볼델리 감독은 "플로이드는 지금 숨을 쉬고 있었어야 한다"며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 아주 많다. 너무나. 플로이드의 이름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기억하라"고 망각을 경계했다.
게이브 케플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도 "플로이드 살인 사건은 부끄럽고 분노를 일으킨다"며 "우리가 중대한 일에 침묵하는 순간 우리의 삶은 종말을 고하기 시작한다"는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유명한 어록을 덧붙였다.
F1 황제 루이스 해밀턴 |
여자 테니스 슈퍼스타인 세리나 윌리엄스(미국)와 자동차 경주 F1 황제 루이스 해밀턴 등 흑인 거물들도 흑인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무기력함을 쏟아내고 비판에 한목소리를 냈다.
둘은 백인 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해당 종목에서 인종 차별의 벽을 깬 역사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윌리엄스는 인스타그램에 한 흑인 소녀가 '우리는 흑인입니다'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올린 뒤 "지금의 느낌을 어떻게 말하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데 우리가 잊었던 말을 이 소녀가 찾아줬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 대다수가 성경 구절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시옵소서'를 기도하고 자란다"며 "단순히 피부색에 따라 대우받는 방식에 충격을 받고 다치거나 숨진 많은 이들을 위해 내가 계속 바치는 기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스포츠계에서 인종 차별이 터질 때마다 엄벌을 요구해 온 F1 유일의 흑인 드라이버 해밀턴도 인스타그램에서 "불평등과 부당함의 와중에도 침묵하는 거물급 선수들을 본다"며 백인 주도 종목인 F1 동료들에게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 시민들의 약탈과 방화가 아닌 평화적인 시위를 지지한다"며 "소위 지도자들이 변화를 만들기 전까지 평화는 없다"고 단언했다.
cany9900@yna.co.kr,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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