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 방송은 31일(현지시간) 당국자들을 인용해 백악관 주변에까지 시위대가 당도했던 지난 29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아들 배런이 지하벙커로 불리는 긴급상황실(EOC)로 이동해 한 시간 가량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한 당국자는 CNN에 “백악관에 적색경보가 발령되면 대통령은 (지하벙커로) 이동한다”면서 “멜라니아 여사와 배런을 비롯한 대통령 가족도 함께 이동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일간 뉴욕 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밤 지하벙커에 갔다고 보도하면서 “비밀경호국(SS)이 어떤 일 때문에 대통령을 지하벙커로 이동시켰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백악관이 위협받을 때 대통령 신변보호를 위한 절차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25일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이 무릎으로 흑인 플로이드의 목을 짓눌러 숨지게 한 일이 벌어지자 미국 전역에서 격렬한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 문제의 날 백악관 앞에도 수백명이 몰려와 시위를 벌였다. 특히 시위대 일부가 백악관 진입을 시도하자 SS 요원들이 최루액을 뿌려 저지하기도 했는데 벙커에서도 긴급한 일이 벌어졌음이 뒤늦게 알려지게 됐다.
CNN에 따르면 이 일이 있고 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자신이 SS에 보호를 명령했으며 시위대가 백악관에 진입했으면 SS가 군견과 무기로 대응했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트 대통령은 또한 시위대를 ‘폭도’나 ‘약탈자’라고 비난하면서 연방군을 투입하는 등 시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31일 밤에도 워싱턴 DC의 소요 양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백악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라파예트 공원 일대에서 밤 11시 통금령이 내려진 가운데 화재와 가택침입 신고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일간 USA투데이가 전했다. 차량 한 대를 포함해 여러 건의 화재가 목격됐고 두 군데 타깃 점포에 괴한들이 난입했다. 미국 노동연맹과 산업조직회의(AFL-CIO) 건물도 방화로 불 타고 약탈을 당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발사 모습을 참관하러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로 떠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으로 갈아 타기 위해 전용 헬리콥터 마린 원에서 내린 뒤 공군 지휘관이 악수하자며 손을 내밀자 뒤로 빼버리고 있다.앤드루 공군기지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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