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미국 흑인 사망

세계로 번지는 '흑인사망 시위'…런던·베를린까지 확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美 75개 도시로 시위 확산·12개주 방위군 소집]

머니투데이

[필라델피아=AP/뉴시스]5월 31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상점을 약탈한 사람들이 경찰이 접근하자 도주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니애폴리스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두고 미국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20.06.0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폭력 시위가 미국 주요 도시를 넘어서서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캐나다 토론토로도 번졌다. 미국에서는 75개 도시로 번지면서 약탈, 방화, 폭동사건이 일어났다.


런던·베를린·토론토, 코로나 봉쇄조치 위반한채 대규모 시위



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런던에서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트라팔가 광장과 템즈강 남쪽에 있는 미국 대사관 건물 밖에서 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정의없이는 평화도 없다"고 외쳤다.

런던 경찰청은 이날 경찰관 폭행 및 코로나19 봉쇄법 위반으로 시위대 중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밖에 나가면 코로나바이러스가 있다. 런던의 봉쇄조치는 해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를린에서는 1500여명의 시민들이 토·일요일 이틀 연일 가두 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베를린의 헤르만플라츠로 1마일 이상 걸어가면서 "나는 숨을 쉴 수 없다"를 외쳤다. 이 말은 백인 경찰관이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자신의 무릎 아래로 8분 이상 누르자, 플로이드가 숨을 헐떡이며 내뱉은 마지막 말이다. 베를린 시위대는 "정의가 아닌 것은 어느 곳에서든 정의에 위협이 된다. 흑인이라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고도 외쳤다.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지난 30일에 수천명이 모인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경찰이 자택에 있는 동안 발코니에서 추락해 사망한 레지스 코친스키-파케(29)의 사망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고, 인종차별을 규탄하며 경찰의 답변을 요구했다.

머니투데이

[뉴욕=AP/뉴시스]5월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 중 불에 탄 뉴욕시 경찰 차량 주변에 경관 두 명이 서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이를 구경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니애폴리스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두고 미국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20.06.0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약탈·방화·폭동, 美 75개 도시로 번졌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는 미국 75개 도시로 번졌다.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를 동반한 폭동이 일어났고, 총격 사건까지 잇따르며 현재까지 최소 4명이 숨졌다. 체포된 시위대는 1천600명을 넘었다.

폭력 시위로 미전역이 무법천지 상황이 되자 20여개 도시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고, 수도 워싱턴D.C.와 캘리포니아주 등 12개 주(州)가 방위군을 소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국의 많은 지방 행정당국이 동시에 통금령을 내린 것은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코로나19 봉쇄조치와 경제 둔화, 대규모 실직사태 이후 (미국인들이) 플로이드 사건과 관련해 불평등에 대한 고통을 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는 전날 워싱턴D.C.를 비롯해 서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부터 동부의 뉴욕에 이르기까지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일제히 일어났다.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와 백악관을 지키는 비밀경호국(SS) 직원이 충돌했고, 백악관 외곽에 방위군이 배치됐다. 시위대는 취재를 나온 폭스뉴스 기자를 공격했고,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공원도 불탔다.

백악관 인근의 연방정부 건물인 보훈처는 시위대에 의해 손상됐고, 산산조각이 난 유리창 파편이 인도를 뒤덮었다. 시위대는 건물 벽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욕설을 담은 낙서도 했다.

머니투데이

[미니애폴리스=AP/뉴시스]5월 31일(현지시간) 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미네소타주 의사당 앞에서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니애폴리스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두고 미국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20.06.0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美안보보좌관 "연방군 투입은 안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로선 주 방위군에 대한 연방 통제권을 발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31일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우리는 현시점에서 주방위군을 연방화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필요하다면 우리는 배치할 수 있는 추가 군 자산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주지사들과 시장들이 그들의 도시를 통제하기 위해 필요한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미니애폴리스 시위에 대해 “연방정부가 개입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 군대의 무한한 힘을 활용하는 것과 대규모 체포를 포함한다”고 연방군 투입을 경고한 것과 상반됐다.

아울러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경찰 내 인종주의 논란과 관련해 “조직적인 인종주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법 집행 관리들의 99.9%는 훌륭한 미국 국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인종주의적 나쁜 경찰,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한 경찰들이 있다”며 “나쁜 경찰들은 뿌리를 뽑아야 한다. 일부 암적인 존재들이 법 집행에 오명을 씌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시영 기자 apple1@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