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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흑인 사망

깨진 유리와 그래피티로 덮인 뉴욕 명품가…흑인 사망 시위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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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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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대한 항의 시위 도중 약탈당한 가구 가게./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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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맨해튼 소호 거리와 유니온 스퀘어, 5번가를 가로지르는 인도는 깨진 유리로 뒤덮여 있었다. 여러 대의 경찰차는 불에 타 잿더미가 됐고, 유명 상점들은 약탈당했다. 가장 화려한 쇼핑 거리 내 가게들은 그래피티로 뒤덮였다. 사이렌 소리가 울리기는 했지만 조용했다. 새들도 평소보다 덜 지저귀는 것 같았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BC 기자 로렌 토머스가 공개한 미국 뉴욕의 아침은 여느 때와 많이 달랐다.

무장하지 않은 흑인 남성이 백인 미국 경찰관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뒤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평화롭던 일상은 무참히 깨졌다. 당초 평화적으로 시작된 시위가 정치적·인종적으로 분열된 미국을 향한 분노로 폭력적으로 변질된 탓이다. 약 25개 도시는 야간 통행금지령까지 내렸다.

하지만 야간 통행금지령을 무시한 군중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분노한 시위대는 창문을 깨고 불을 질렀다. 가끔 시위대가 아닌 이들이나 언론사 관계자들이 표적이 되기도 했다.

로이터 TV 관계자 2명이 고무탄에 맞았고, 사진기자의 카메라는 박살났다. 경찰은 고무탄과 최루탄을 발사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미니애폴리스주가 공개한 한 비디오에서는 군용차 험비가 주택가를 활보했고, 무장한 경찰들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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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발생한 시위 도중 한 남성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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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경찰국(NYPD)은 지난달 30일 밤 할렘과 브루클린, 스테이튼 아일랜드 등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시위로 약 350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더못 세이 뉴욕경찰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30명 이상의 경찰관들이 시위자들과의 충돌로 경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외부단체가 과격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시위대를 '흉기'라고 불러온 트럼프 행정부가 당분간 시위를 연방 정부 관할에 두지않고 미국 주방위군으로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시위대를 극좌파를 의미하는 안티파라고 부르며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미 현지 언론들은 시위에 참여하는 시위대 중 안티파 출신은 몇 명인지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강경한 민주당 시장 및 주지사들을 만나보라"며 "이 사람들은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들이다. 미국의 주방위군을 불러라. 세상은 너와 '슬리피 조'를 보고 웃고 있다. 이게 미국이 원하는 것인가?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슬리피 조'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롱하는 표현이다.

진경진 기자 jk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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