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 확산과 관련, 연방차원의 대응을 강력히 시사하고 나섰다. 항의 시위는 점점 불어나 전국 75개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윗을 통해 시위 주도 세력을 '극우 좌파'로 규정하고 '안티파'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안티파'는 극우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극좌파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주 방위군이 지난밤 미니애폴리스에 도착하자마자 즉각적으로 한 훌륭한 일에 대해 축하를 전한다"며 "안티파가 이끄는 무정부주의자들이 신속하게 진압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시위대를 '폭력배'(Thugs)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약탈이 시작될 때 총격이 시작된다"며 군 투입은 물론 총격 대응 엄포까지 놓는 등 강경 대응을 부추기는 발언으로 국열분열을 유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러면서 "민주당 인사가 이끄는 시와 주(州)들은 지난밤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뤄진 급진좌파 무정부주의자들에 대한 완전한 진압을 살펴봐야 한다. 주 방위군은 훌륭한 일을 했다"며 다른 주들도 너무 늦기 전에 주 방위군을 투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전에도 플로이드에 대한 추모가 "폭도와 약탈자, 무정부주의자에 의해 먹칠을 당하고 있다"고 폭력 시위를 문제 삼고 "무고한 이들에게 테러를 가하는 안티파와 급진 좌파 집단이 폭력과 공공기물 파손을 주도하고 있다"며 "정의는 성난 폭도의 손에 의해 결코 달성되지 않고, 나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백악관 인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고 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많은 장소에서 폭력이 '안티파' 같은 전략을 사용하는 무정부주의 집단과 좌파 극단주의 집단에 의해 계획되고 조직되고 추진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이들의 다수는 폭력을 부추기기 위해 그 주(미네소타주)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라며 이들에 대한 '엄벌'을 경고한 바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방송 인터뷰를 통해 안티파를 포함한 "폭력적인 폭도들"과 거리로 나갈 권리를 가진 "평화로운 시위자들"을 구분해야 한다며 "이것은 안티파에 의해 추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는 미국 75개 도시로 번졌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전국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를 동반한 폭동이 일어났고, 총격 사건까지 잇따르며 현재까지 최소 4명이 숨졌다. 체포된 시위대는 1600명을 넘었다.
폭력 시위로 미전역이 무법천지 상황이 되자 20여개 도시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고, 수도 워싱턴DC와 캘리포니아주 등 12개 주가 방위군을 소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국의 많은 지방 행정당국이 동시에 통금령을 내린 것은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조치와 경제 둔화, 대규모 실직사태 이후 (미국인들이) 플로이드 사건과 관련해 불평등에 대한 고통을 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수도인 워싱턴DC 상황도 심각하다.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와 백악관을 지키는 비밀경호국(SS) 직원이 충돌했고, 백악관 외곽에 방위군이 배치됐다. 시위대는 취재를 나온 보수 성향 매체 폭스뉴스 기자를 공격했고,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공원도 불탔다.
백악관 인근의 연방정부 건물인 보훈처는 시위대에 의해 손상됐고, 산산조각이 난 유리창 파편이 인도를 뒤덮었다. 시위대는 건물 벽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욕설을 담은 낙서를 남겼다.
시위대는 고급상점이 밀집한 LA 멜로즈ㆍ페어팩스 애비뉴와 베벌리 힐스 일대 상가를 약탈하고 불을 질렀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LA에 주방위군을 투입하고,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다.
NYT는 지난 26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첫 항의시위가 발생한 뒤로 현재까지 모두 4명이 총격 사건 등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