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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등교 앞두고…인근 학생들 몰리는 대형 학원가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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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등교 앞두고…인근 학생들 몰리는 대형 학원가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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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전파 매개장소 될까 우려…목동·여의도 학원가 휴강
3일 178만명 추가 등교…당국, 방역 실태 점검 등 나서
문 닫은 여의도 학원들 코로나19 확진 학원 강사가 근무했던 서울 여의도의 학원 건물 입구에 31일 방역 관련 공지사항이 붙어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문 닫은 여의도 학원들 코로나19 확진 학원 강사가 근무했던 서울 여의도의 학원 건물 입구에 31일 방역 관련 공지사항이 붙어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학원 강사와 수강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학원이 새로운 코로나19 매개장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서는 확진자가 나온 학원과 같은 건물에 밀집한 보습학원 50여곳의 강사와 학생 약 3000명이 전수조사 대상에 오른 데 이어 학원 수강생 가족 중 확진자가 나온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학원가까지 비상이 걸렸다. 이번주 178만명이 새로 등교하는 3차 개학을 앞두고 학원에서 학교로의 전파 우려 때문에 등교를 연기하는 학교도 이어지고 있다.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학원들은 잇따라 휴강을 했다. 목동의 대형학원 여러 곳을 다니는 고2 학생 ㄱ군의 대학생 누나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아 ㄱ군까지 검사 대상자가 됐기 때문이다. ㄱ군은 지난 29일까지 학원에 출석한 것으로 확인돼 ㄱ군이 다니는 학원뿐 아니라 인근 학원들도 문을 닫기로 했다. 한 학원은 “ㄱ군이 다니는 학원과 관련된 형제, 남매 학생들은 다음주부터 등원을 자제해주길 바란다”는 공지를 보냈다. ㄱ군은 30일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ㄱ군이 다니는 학원 중 한 곳은 “보건소에서 정상수업이 가능하다고 확인받았으나 31일은 전체 휴강”이라고 밝혔다. ㄱ군이 다니는 학교도 1일까지 등교를 중단하고 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서울 여의도에서도 27일 학원 강사 한 명이 최초 확진된 후 수강생인 중학생 2명이 추가로 감염돼 인근 초등학교 2곳이 등교를 중지했다. 이 학원이 위치한 건물 내엔 학원과 교습소 50여곳이 밀집해 있다. 방역당국은 건물 내 학원에 다니는 학생과 강사 등 2952명의 명단을 확보해 전수검사 중이다. 서울 강서구, 서대문구, 인천과 대구 등에서도 학원 강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인근 학교 여러 곳이 예정된 등교를 미루는 상황이 발생했다.

학원은 여러 학교, 여러 동네 학생들이 모인다는 점에서 확산 우려가 더 광범위하다. 목동의 경우 사설학원이 밀집된 대표적인 사교육 중심지라는 점에서 학부모들의 불안이 컸다. KESS교육통계서비스의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목동이 위치한 양천구에는 1000여곳의 보습학원이 있다. 수강자도 21만5672명에 달한다.

목동에 거주하는 학부모 ㄴ씨는 “학생수 1000명이 넘는 대형 학원에서 얼마나 거리 두기가 이뤄지는지, 개별 학원이 방역을 어느 수준까지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학교에서 아무리 방역을 한다고 해도 학원에서 감염이 일어나면 지역사회까지 번지는 건 순식간”이라고 우려했다. 서울 시내 한 고등학교 교사도 “학교가 주2일 등교, 학년별 등교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학원에 다 나가는 상황에서 학교가 방역에 신경을 쓰는 게 과연 의미가 있나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학원을 통한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자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지방자치단체 등은 학원 방역실태 점검에 나섰다. 교육부는 “방역 수칙을 어긴 학원 등에 대해서는 시정명령, 집합금지명령을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3일부터 고1·중2·초등3~4학년이 등교를 시작해 학교 현장엔 학생 178만명이 새로 추가된다. 이미 등교 중인 고3 학생 44만명과 고2·중3·초1~2·유치원생 270만명까지 합치면 약 492만명이 학교 생활을 하는 것이다. 등교연기나 가정체험학습을 신청한 학생 등이 있기 때문에 실제 등교 인원은 이보다 적지만 일선 학교에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교육부는 학교 내 학생 밀집도를 최소화하는 추가 대책을 내놨다. 서울과 수도권의 유치원과 초등학교·중학교 및 특수학교는 전교생의 3분의 1 이내만, 고등학교는 전교생의 3분의 2 이내만 등교토록 하라는 방침이다. 수도권 외 지역은 기존대로 ‘전교생의 3분의 2 이하’ 권고를 유지했다. 보건복지부 또한 수도권 외 전 지역 유치원에 대한 휴원명령을 1일자로 해제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기준 등교일정을 조정한 학교는 전국 830곳이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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