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를 폭도 등 규정… 강경진압 의지 / 역대 대통령 ‘평화시위’ 강조와 대조적 / 언론 “대선에 백인 지지층 결속 활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백악관을 겨냥해 진격을 시도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과 시위대가 맞대결하는 양상이 전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첫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 축하 연설을 하면서 8분가량 폭력 시위를 규탄했다. 그는 “폭도와 약탈자, 무정부주의자들이 플로이드 추모를 먹칠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무고한 이들에게 테러를 가하는 안티파와 급진 좌파 집단이 폭력과 공공기물 파손을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티파는 극우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극좌파를 지칭한다. 미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를 급진 좌파 세력이 주도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좌우 이념대결로 몰아가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번 사태를 백인 지지자를 결속하는 데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미국 언론은 지적했다.
흑인 질식사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지난 5월 28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도심에서 차량에 불을 지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소요 사태의 책임을 민주당 출신 주지사와 시장에게 전가하기도 했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플로이드가 사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벌어진 시위를 겨냥해 “폭도의 80%가 다른 주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미네소타주와 시위가 벌어지는 주요 도시의 시장이 대체로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을 겨냥해 이번 사태를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간 대결로 끌고 가려는 의도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또 트위터에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는 글을 올려 시위대를 자극하고, 자신의 대선 구호인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거론하며 “오늘 밤 백악관에서 마가의 밤을 기대할 만할까”라고 적어 지지자들의 대응 시위를 선동하기도 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