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G7 정상회의에 초청받게 된 배경을 따져보면 최근 코로나 19 대응 과정에서 보여준 'K 방역'의 성과가 근인(近因)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전면적인 셧다운 방식을 피한 것은 물론 '드라이브 스루', '워크 스루' 등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감염자 추적과 관리를 통해 성공적으로 감염병 확산을 막는 데 성공한 점은 국제사회가 인정한 부분이다. 특히 빠르고 효과적인 진단키트는 K 방역의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현재 G7을 구성하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이 대부분 코로나 19 방역에 고전하고 있는 현실과 대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G7을 '낡은 구성체'라고 언급한 배경에는 새로운 도전에 기성의 방식으로 '응전'하는 메커니즘에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그걸 대표적으로 잘 해낸 나라가 한국임을 트럼프도 인정했다고 해석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앞서 K팝에 이은 영화 '기생충'의 올해 초 아카데미상 주요 부분 석권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을 수 있겠다. 보건과 문화 분야의 두드러진 성취는 한국의 국격을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도약대가 된 셈이다. 2008년 의장국인 일본 초청으로 호주와 함께 G8(G7+러시아) 정상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했던 시절과 단순비교할 수 없는 한국의 급격한 위상 상승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G7 정상회의에의 초청은 우리 입장에선 '양날의 칼'인 측면이 있다. 기회와 부담이 혼재한다. 성사된다면 'G7 플러스알파' 형태로 소집될 회의에서는 '중국의 미래'를 어떻게 다룰지를 논의한다고 백악관 측은 대놓고 밝혔다. 중국과 신냉전을 진행 중인 미국의 심장부에서 나온 말이다. 특히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총성만 없을 뿐인 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동맹과 우방의 적극적인 '참전'을 독려하며 줄 세우기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선 갑자기 날아든 초청장이 꼭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닌 이유다.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앞으로 미국 측과 협의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건조하게 답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당장 미국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맞서 홍콩에 부여했던 '경제·통상 분야 특별 지위'를 박탈할 태세다. 향후 전개될 일련의 과정에서 미국은 우리 정부의 지지와 협력을 요청하고 그때그때 우리의 태도와 입장을 확인하려 들 것이 뻔하다. 중국과 경제 분야뿐 아니라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관계에 있는 우리로서는 미·중 중간에 끼여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장 발송과 관련한 의미와 효과를 면밀하고 다각적으로 따져보고, 국익을 지켜나갈 수 있는 최적화한 전략을 다듬어 나아가야 한다. 정교한 판단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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