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방화로 불타는 건물을 지켜보고 있다. 미니애폴리스|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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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주말 내 미국 곳곳에서 벌어졌다. 시위대는 29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백악관 담장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했고, 30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뉴욕시의 트럼프타워까지 진격했다.
시위대는 이날 뉴욕시,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10여개 도시에서에서 닷새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수천 명의 시위대가 이날 뉴욕시에서 빈 병 등을 던지며 경찰과 대치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시위대 한 무리는 그리니치마을에 있는 워싱턴스퀘어 공원과 트럼프타워 밖에 있는 타임스퀘어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정의 없이는 평화도 없다”는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전날 200여명을 체포한 데 이어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진압에 나섰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벌어진 곳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전날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서가 불타는 일이 벌어졌다. 미니애폴리스는 시위 현장 인근 경찰서에 대피 명령을 내렸고, 시위대는 텅 빈 경찰서에 들어가 불을 지르고 환호했다. 미니애폴리스 인근 세인트폴에서는 200여 상점이 약탈당하고 화재 수십 건이 발생했다.
워싱턴에서는 수백명이 백악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일부 참가자는 백악관 진입을 시도하거나 대통령 비밀경호국(SS)의 차량 3대를 파손하고 차 위에 올라갔고, 경찰은 최루액을 뿌리며 맞섰다. 백악관은 한때 봉쇄 조치에 들어가기도 했다. 실리콘밸리 지역인 새너제이에서는 시위대가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일이 벌어졌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CNN 본사 건물 외벽 유리창이 부서지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CNN 로고가 있는 조형물 위에 올라가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고 적은 깃발을 흔들었다.
미네소타주와 로스앤젤레스·필라델피아·애틀랜타·덴버·콜럼버스·밀워키·신시내티 등은 이날 밤부터 통행금지령을 내렸지만, 시위는 그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 등으로 시위대를 진압했다.
미국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29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 백악관 앞 라파예트 공원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연행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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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향해 “폭도”, “약탈자”라고 비난하며 군대 투입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첫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를 축하하기 위한 연설에서 “무고한 이들에게 테러를 가하는 안티파와 급진 좌파 집단이 폭력과 공공기물 파손을 주도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트위터에는 “우리 군대의 무한한 힘을 활용하는 것과 대규모 체포를 포함한” 연방정부의 개입조치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시위대를 ‘폭력배’로 규정하고 “약탈이 시작될 때 총격이 시작된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파장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현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언급한 것이었다고 수습에 나섰다.
이번 대규모 시위는 지난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강압 체포 행위로 사망하면서 발생했다. 플로이드는 수갑이 채워진 채로 “숨을 쉴 수 없다 제발”이라고 호소하지만, 백인 경찰의 무릎으로 목을 눌려 숨을 거뒀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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