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인원 3분의1로 축소… “안심하기엔 부족하다”

교육차관 “학교 밀집도 최소화 기준 강화해 적용”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교육부는 수도권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등교 인원을 전체 학생의 3분의1 이하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고등학교는 기존 기준과 마찬가지로 등교 인원을 3분의2 이하로 유지하기로 했다.

2차 등교 사흘째인 29일 대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수업을 마치고 나온 자녀와 학부형이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있다. 대구=뉴스1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등교수업 지침 강화 관련 브리핑에서 “원칙적으로 수도권 고등학교는 전체 학생의 3분의2, 유치원과 초·중학교 및 특수학교는 전체 학생의 3분의1 이내에서 등교하도록 하는 등 학교 밀집도 최소화 기준을 강화해 적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 24일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확산 우려가 높은 수도권과 대구, 일부 경북 학교에 대해 등교 인원을 전체 학생의 3분의2가 되지 않도록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경기 부천 물류센터발 감염이 확산하면서 닷새 만에 수도권 유·초·중학교의 등교 인원을 더 줄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다만 고등학교의 경우 3학년 학생은 진로·진학 때문에 대면 지도가 시급하고 이미 등교를 시작한 만큼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등교 인원 규모를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비수도권 지역 학교도 기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한다.

교육부는 다음달 3일로 예정된 고1·중2·초3∼4학년, 8일 중1, 초5∼6학년의 등교 수업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등교 학년과 학급은 시도 및 단위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 코로나19 확진자가 학생·교직원 등과 관련성이 있거나 지역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경우 학교 또는 지역 단위로 등교 수업일을 신속히 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등교 전면 중지 가능성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교육부는 이는 현재 고려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박 차관은 “지금으로서는 코로나19를 통제 가능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아직 그렇게까지(등교 전면 중단까지) 고민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가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등교 인원을 줄이겠다고 제안한 보완책에도 부정적인 의견이 있다.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대책보다는 실효성 있는 선제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교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등교가 중지된 인천 서구 백석초는 추가 확진자 발생에 민감한 상황이다. 서구 한 초등학교 학부모위원장은 “교육부는 때마다 다른 지침을 내리고 교육청도 세부 지침을 못 내려주는 상황에서 등교 학생 수를 3분의1로 줄이겠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며 “아이들을 코로나19 시험대에 올리지 말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워달라”고 비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29일 인천 서구 한 초등학교 앞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가 시민과 의료진으로 붐비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교육부의 갑작스런 새 방침에 학교도 혼란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전체 학생의 3분의2이하에서 3분의1로 등교 인원이 줄면, 한 학생당 3일에 한 번씩 학교에 가는 꼴이 된다. 그러나 주당 학사일이 5일이라 실질적으로 학교에 가는 날은 일주일에 한 번이 되는 셈이다. 상당수 학교는 등교일 혼란을 줄이고자 주 1회 등교로 선회할 전망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격일이나 격주제인 학교들은 3분의1 이하를 지키려면 등교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할 것”이라며 “등교 방식이 워낙 다양해 일괄적으로 방안을 정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주 1회 등교하는 쪽으로 가지 않겠나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시의 한 초등학교 교감은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교육 당국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만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에 미리 알려줘야 학교도 대처할 수 있을 텐데 매번 발표부터 먼저 해 곤혹스럽다”고 토로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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