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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학교 838곳 등교중지…학부모는 불안, 정부는 "예정대로"

중앙일보 전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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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학교 838곳 등교중지…학부모는 불안, 정부는 "예정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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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기 부천의 한 초등학교. 지난 26일 인천 부평에 거주하는 이 학교 교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뉴스1

28일 경기 부천의 한 초등학교. 지난 26일 인천 부평에 거주하는 이 학교 교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뉴스1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2차 개학 이틀째인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전국에서 838개 학교가 등교를 중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발(發) 감염이 확산되면서 등교중지 학교는 전날(561곳)보다 277곳 증가했다. 심상치 않은 코로나19 확산세에 학부모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정부는 예정대로 등교 일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등교 수업일 조정 현황을 발표했다. 전체 학교(2만902곳)의 4%에 해당하는 838곳이 등교수업을 중단했다. 유치원 390곳, 초등학교 262곳, 중학교 113곳, 고등학교 64곳, 특수학교 9곳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제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제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지역별로는 쿠팡 부천 물류센터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 부천시가 251곳으로 가장 많았다. 관련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에서도 각각 153곳, 89곳의 학교가 등교를 미뤘다. 학원과 방과후교사 확진자가 발생한 경북 구미시는 182곳, 학원‧교회‧식당 등에서 감염사례가 나온 서울은 117곳의 학교가 등교수업을 미뤘다.

2차 등교 첫날 학생 출석률은 전날 오후 4시 기준 90.4%였다. 전국 등교 대상 학생(268만9801명) 중 243만2708명이 출석했고, 25만7093명(9.6%)이 학교에 가지 않았다. 등교하지 않은 학생 중에는 기저질환이 있거나 학교의 등교중지로 출석 못 한 학생이 17만8431명에 이르렀고, 출석 대체 체험학습을 신청해 가정학습을 한 학생은 5만4190명이었다.

28일 서울 강동초등학교 모습. 이 학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동생이 다니고 있어 이날 학생들의 등교를 중지시키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뉴스1

28일 서울 강동초등학교 모습. 이 학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동생이 다니고 있어 이날 학생들의 등교를 중지시키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뉴스1


정부는 등교개학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등교 수업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자체 시·군·구별로 교육부·교육청과 상의해 상황이 좀 더 엄중한 지역은 일정을 유연하게 재조정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날 수도권 교육감들과 부천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 관련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긴급회의를 진행했지만, 추가 대응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지난 20일 고3을 시작으로 이뤄진 등교개학은 27일 고2, 중3, 초1~2, 유치원생이 학교에 가면서 현재 2단계까지 진행됐다. 다음 달 3일 고1과 중2, 초3~4학년이 등교하고, 같은 달 8일 중1, 초5~6학년이 학교에 가면 전국 모든 학생의 등교가 마무리된다.


학생‧학부모 사이에선 등교에 대한 불안감도 나온다. 초등 2학년 딸을 키우는 이모(42‧서울 구로구)씨는 “학생 안전보다 중요한 건 없는데 정부가 왜 등교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밝혔다. 이씨는 “학교 내 감염이 급속도로 증가한 뒤에 등교 중지하는 건 의미가 없다. 입시와 관련된 중3‧고3을 제외한 나머지 학년은 지금이라도 등교를 멈추고 원격수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차 등교 이틀째인 28일 오후 대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마중 나온 엄마를 따라 집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2차 등교 이틀째인 28일 오후 대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마중 나온 엄마를 따라 집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2차 등교 첫날인 27일 청와대 국민청원엔 ‘등교개학을 연기해야 한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중학생은 “시험이나 학교 행사가 급해도 사람 목숨과는 바꿀 수 없다. 코로나19가 끝난 이후 등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도 혼란스러운 표정이다.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교에서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발생하면 전교생은 물론 학생들의 가족까지 감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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