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에 당했다"는 '부따' 강훈… 경찰 "범행 적극 도와, 공범 관계"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조주빈(25)의 공범 혐의를 받는 대화명 ‘부따’ 강훈(19) 측이 조씨의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범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경찰은 “강군과 조씨는 적극적인 공범 관계”라고 반박했다. 법정에서 ‘어쩔 수 없이 조씨를 도왔다’고 한 부분과 달리 적극적으로 나선 정황이 있다는 설명이다.

‘부따’ 강훈. 연합뉴스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강군의 주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대답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훈이 (경찰) 수사 초기 때도 그런 진술을 했다”면서 “하지만 그 이후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던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조주빈에게) 협박을 당했다고 하지만, 그 이후 행위를 보면 적극적인 공범 관계”라고 강조했다.

강군은 조씨와 공모해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물 등을 제작·촬영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강군은 자신 또한 피해자이며 조씨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강군은 조씨의 공범 중에서도 특히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됐다. 조씨를 도와 박사방 관리 및 홍보, 성착취 수익금 인출 등의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군 측은 지난 27일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박사방을 관리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게시한 일부 혐의 등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조씨의 협박에 의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강군 측 변호인은 “당시 강훈은 고등학교 3학년으로 수험생 스트레스를 야한 동영상을 보며 풀려다가 조주빈을 알게 됐다”며 “조주빈이 ‘음란물을 보여줄 테니 은밀한 신체부위 사진을 보내라’ 해서 그 협박에 이끌려 가담하게 됐다”고 말했다. 돈 대신 자신의 신체를 찍은 사진을 보냈다가 오히려 협박을 당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제작과 피해자 협박, 성적수치심을 주는 음행 강요 등은 조주빈의 단독 범행으로 이에 가담한 적이 없다”며 “강훈은 반성과 후회를 하며 수사에 적극 협조했으며 조주빈의 꼭두각시에 불과하고 신상이 공개돼 다시 범행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말해 전자발찌 부착 명령 기각을 요청했다.

검찰은 강군이 조씨와 공모해 지난해 9월부터 12월 사이 피해자 11명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박사방에 영리 목적으로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군이 조씨에게 전달한 범죄수익은 2640만원인 것으로 파악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 접근해 판사 비서관 행세를 하며 1000여만원을 편취하는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도 받는다.

강군의 다음 재판은 6월 24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재판부는 그날 전 경남 거제시 8급공무원 천모씨, 전 경기도 수원 영통구청 사회복무요원 강모씨 등 조씨의 공범들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계획이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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