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임모(39)씨는 수년 동안 아이폰을 쓰다가 지난해 8월 갤럭시 노트10 플러스로 기기를 바꿨다. 임씨는 조건이 좋다는 대리점을 지인에게 추천받아 대리점에 전화를 걸었고, 전화 계약으로 갤노트10 플러스를 구매했다.
KT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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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8만원짜리 5G 무제한 요금제로 바꾸고, 24개월 후 기기를 KT에 반납하는 '슈퍼체인지' 부가서비스에 가입하는 등의 조건이었다. 그런데 임씨는 바꾼 휴대전화를 쓰면서 기존에 LTE 서비스를 쓸 때보다 통화 품질이 좋아지기는커녕 매우 나빠졌다고 느꼈다.
임씨는 "통화할 때마다 '로봇처럼 들린다', '음성변조처럼 들린다'는 말을 들었고 상대방 소리도 종종 끊겼다"면서 "5G가 LTE보다 20배 빠르다는 광고를 보고 바꾼 것이었는데 품질이 더 나빠지니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KT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5G 통화 품질이 떨어진다"고 문의했으나, KT 측에서는 "해당 지역을 확인해보니 5G 서비스에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임씨는 지난해 9∼11월 KT에 총 7차례 민원을 제기하면서 "5G 통화 품질이 좋지 않으니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지하고 요금을 환급해달라"고 요구했다.
KT는 5G 서비스에 문제가 없다며 임씨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고, 임씨는 올해 1월 31일 방송통신위원회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방통위 조정위가 사실관계 확인에 나서자 임씨가 스마트폰을 구매했던 대리점 담당자가 지난달 임씨에게 지난 7일 연락해 합의 의사를 물었다.
임씨는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면서 받은 스트레스에 대한 정신적 피해 보상과 요금 환급을 요구했다. 임씨와 대리점 담당자는 보상금을 130만원으로 합의했다. 8개월 치 요금 64만원, 기타 사용료 18만원, 정신적 피해 보상금 48만원 등이었다.
대리점 직원은 이틀 뒤 임씨 계좌로 130만원을 입금했다. 이후 방통위 통신분쟁조정위는 사안을 종결 처리했다.
KT가 '5G 불통' 민원에 보상금을 제시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KT는 올해 1월에도 5G 불통을 호소한 고객에게 4개월 치 요금 32만원을 보상금으로 제시한 바 있다. 당시 민원인은 보상금을 거부했다.
KT는 "임씨가 받은 보상금은 대리점 직원이 불완전 판매에 책임을 지고 개인적으로 보상한 것"이라며 "5G와 전혀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KT 관계자는 "대리점 직원이 임씨와 통화하면서 서류를 대필하고 5G 커버리지(서비스 구역)를 제대로 안내하지 않는 등 불완전 판매를 했다"며 "직원 개인이 자신의 업무 미숙을 책임진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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