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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이상직 민주 당선인 딸 이수지 대표는 왜 사무실 옮겼나? 임금 못받은 이스타항공 직원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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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매각 발표 직전 본사 여의도로 기습 이전
노조 측 "이상직 딸 등 경영진·대주주 책임감 전혀 없어" 비난
이스타항공, 근로자 1630여명 임금 220억원 체납… 매각 난항

이스타항공 모회사 이스타홀딩스가 지난해 매각을 발표하기 직전 본사를 서울 강서구 방화2동에서 영등포구 여의도동으로 이전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노조 측은 "이스타홀딩스가 매각 발표 사흘 전 기습 매각에 항의하는 직원들을 피하고자 본사를 옮겼다"면서 "실제로 본사 이전 이후 경영진은 직원들을 만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임직원 임금 체불로 논란이 일고 있다. 임금 체불은 지난 2월부터 시작돼 현재 200억원을 넘겼다. 이스타항공을 인수키로 한 제주항공은 체불 임금은 이스타홀딩스 측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스타항공 모회사 이스타홀딩스는 사실상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전북 전주시을)의 회사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상직 당선인의 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스타항공 상무 겸임)와 아들 이원준씨가 지분 33.3%, 66.7%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인이기도 한 이 당선인 측이 체불 임금을 갚아줘야 한다는 지적이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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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부터)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딸 이수지 이스타항공 상무 겸 이스타홀딩스 대표, 아들 이원준씨. /이스타항공 직원 제공



복수의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직원들이 (매각 추진에 대해) 항의를 해왔고 (매각 발표 이후에는) 더 항의를 할 것 같으니 사무실까지 빼서 여의도로 이사가버린 것"이라며 "그동안 이상직 당선인은 청년 일자리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자신을 홍보하면서도 회사 어려움에는 눈 하나 깜짝 안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경영진·대주주 간 기싸움으로 중간에 낀 근로자들은 생계를 이어가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25일 지급 예정이었던 5월 급여도 지급하지 못한다고 직원들에게 통보했다. 지난 2월 임금의 60%를 체납한 데 이어 3월부터 3개월 째 임금을 한 푼도 지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임금을 제대로 못 받은 인원은 1630여명, 체불액은 220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측은 "인수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빠른 시일 내 급여가 성실히 지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 중인 제주항공은 체불 임금을 이스타홀딩스에서 일정 부분 부담하도록 요구하면서 근로자들이 빠른 시일 안에 임금을 받을 가능성은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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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앞에서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정리해고 중단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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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은 이달까지 밀린 임금 220억원과 별개로 지난달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나간 직원 65명에 대한 임금 48억원도 지급하지 않은 상태다. 당초 이들에 대한 체불 임금은 제주항공이 전액 미리 부담해 지급하기로 했으나 체불 임금을 이스타홀딩스가 내야 한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이 또한 ‘올스톱’됐다.

이로 인해 정리해고 대상자와 관련한 협의도 일체 중단됐다. 그동안 노사는 조종사 임금 삭감 폭을 기존 30%에서 36%로 늘리되 정리해고 규모를 기존 62명에서 줄이는 안을 두고 논의해왔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타항공 노조 소속 직원은 "이스타항공 경영진과 대주주는 무책임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고, 당초 계약서상에서는 체불 임금을 모두 지불하겠다고 약속한 제주항공까지 말을 바꾸니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4, 5월 체불 임금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추가 진정을 넣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 직원은 "노동부도 결국 매각이 끝나면 자동으로 해결될 일이라고 생각하는지 이번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며 "체불 임금을 빨리 회수하려면 체불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공탁금 100억여원이 필요해 이 역시 직원 그 누구도 쉽게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2월 18일 제주항공과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스타홀딩스 본사 이전일은 사흘 앞인 12월 15일이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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