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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2차 등교일, “큰 혼란은 없었다”…교사,학부모 ‘안도’ 한숨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고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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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2차 등교일, “큰 혼란은 없었다”…교사,학부모 ‘안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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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955개교 8만6133명이 27일 등교를 시작했다. 사진은 전주 D초등학교 등교 모습.

전북 955개교 8만6133명이 27일 등교를 시작했다. 사진은 전주 D초등학교 등교 모습.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이건주 기자] 교육부 방침에 따라 전북 도내 학교에서도 2차 등교 개학이 이뤄졌다.

유·초1~2학년을 포함한 중3과 고2 등교 학생은 도내 955개교 8만6133명이다.

본지는 덕진동 D초등학교 등 일부 학교의 개학 상황을 들여다봤다.


27일 오전 전주 시내 초등학교 대부분은 오전 8시 30분부터 등교를 시작했다.

덕진동 D초등학교는 1~2학년 등교 개학 시간을 8시 40분이라고 각 학부모들에게 안내했다.


등교 시간이 다가오면서 한 두 명의 아이들이 교정에 들어섰다.

저학년이어서인지 혼자 걸어서 등교하는 학생은 많지 않았다.

주로 승용차가 학교 안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엄마·아빠 손을 잡고 걸어서 오는 아이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학교 교문 앞에는 덕진지구대에서 나온 두 명의 경찰과 교장이 교통지시봉을 들고 차량과 학생·학부모들의 진입을 돕고 있었다.


1학년 아이 손을 꼭 잡고 교문 안으로 들어서는 엄마를 교장은 차마 제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들여보냈다.

아이들이 엄마와 떨어지게 될 분리불안을 잠시나마 억제시켜주기 위해서다.

이 학교 보건교사가 나서서 엄마를 교문 밖으로 나가게 한 후에도 아이 손을 놓지 못하는 엄마들은 교문 안까지 들어오기 일쑤였다.


교문 입구 바닥에는 건물로 들어서는 계단 앞까지 두 개의 발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거리두기 지도를 위해서다.

교사들은 8시 40분이 가까워질수록 등교하는 아이들이 갑자기 많이 몰리자 교실 실내화를 서있는 곳에서 갈아 신도록 지도했다.


건물로 들어서기 전 아이들은 교사들이 지도하는 대로 재빨리 실내화를 갈아 신고 순서를 지키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으로 들어선 아이들은 교사의 지도에 따라 손 소독을 한 후 열화상카메라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 현관바닥에는 ‘1초 멈추기’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눈에 띤다.


교사들 안내에 1~2학년 아이들은 차분하게 행동했지만 이런 상황이 익숙치 않아서인지 마스크를 쓴 아이들의 눈빛에는 어리둥절함이 역력했다.


아이들에겐 웃음기가 보이지 않는다. 입학과 개학의 들뜸과 설레임 없는 무표정이다.

오히려 아이 손을 놓고 돌아선 엄마들의 눈에 미소가 담겼다.


1학년 아이 손을 놓고 교문에서 아이를 지켜보던 학부모는 “걱정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학교에 가는 게 기쁘다”며 “집에 있는 동안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저학년들이라 제멋대로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신속하게 움직이는 아이들에 비해 오히려 학부모나 교사들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최선을 다하는 교사들의 모습에서 코로나19 상황의 엄중함도 보였다.


병설 유치원이 함께 운영되고 있는 이 학교 유치원생 등원 풍경은 차분함 속에서 혼란도 있었다.


당초에는 “유치원 건물 안까지 들어가도 된다는 안내를 받았는데 왜 건물 안으로 못 들어가게 하느냐”며 한 원생 학부모는 교사에게 따지고 들었다.


또 원생 3명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는데 교사는 체크한 온도를 기록하던 볼펜이 안 나온다며 아이들을 세워둔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가 한참 후에야 나왔다. 유치원생은 9시부터 10시까지 등원했다.


아이의 손을 놓은 학부모들은 교문 밖에서 한참을 서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아이를 바라봤다.


이날 D초등학교에서 지켜 본 등교 상황에서 학교가 안내한 10분 동안 100명의 학생이 등교 하는 것은 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어 보였다.

학교가 정해 준 시간이 오히려 학생 간 접촉을 유도하는 상황으로 변질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학부모 A씨는 “이 학교 학생수가 300명이 넘는 것으로 안다”며 “유치원생은 39명, 1~2학년은 5개반 100여명인데 저학년 등교에서 학교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생 간 접촉을 줄이기 위한 교육 당국의 고민이 필요해 보였다”고 지적했다.



호남취재본부 이건주 기자 scl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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