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안을 놓고 각각 다른 온도차를 보였다.
먼저 이해찬 대표가 나서서 “실수한 점이 있을지 모르지만, 정의연의 30년 활동이 정쟁의 구실이 되거나 악의적 폄훼와 극우파들의 악용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당 입장을 고수하던 이 대표가 이 사안과 관련해 공식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정의연이) 30년 운동을 하며 잘못도 있고 부족함도 있을 수 있다. 또 허술한 점도 있을지도 모르고 운동 방식과 그 공과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다고 해도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삶을 증언하고 여기까지 해온 30여 년의 활동이 정쟁의 구실이 되거나 악의적 폄훼와 극우파들의 악용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특히 일본 언론에서 대단히 왜곡된 보도를 많이 하고 있다”며 “잘못이 있으면 고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하지만, 이는 사실에 기반해야지, 신상털기식 의혹 제기에 굴복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관계당국이 최대한 신속하게 사실을 확인해주고 국민 여러분께서도 신중하게 시시비비를 지켜보고 판단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남 최고위원은 “그동안 해온 (위안부 피해자 관련 시민단체 운동 등) 운동방식을 다변화하고 회계절차 등을 더 투명하게 하는 것에 대해 성찰하고 개선하겠다”고 했다.
남 최고위원은 “위안부 인권운동은 세계적 여성인권운동으로 이제는 국가가 위안부 피해와 관련해 나서야 한다”며 “이제는 민간단체가 감당해온 피해자 지원활동을 넘어서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역사교육을 해나가겠다”며 민간단체 차원을 넘어선 국가적 책임을 강조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지난 25일 기자회견과 관련해선 “고령의 몸을 이끌고 고통스러운 과거를 소환한 데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문제의 해결 방향에 대해 여당으로서 책임있게 답해야 한다”며 “위안부 피해 해결을 위한 조속한 방안이 나와야 하고, 이 부분을 책임감 갖고 현실적으로 해결해 가야 한다는 제안에 집권여당은 응답하겠다”고도 말했다.
반면 김해영 최고위원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용수 할머니가 두 차례 회견을 하시며 울분을 토하신 상황에 대해 참담하게 생각한다”며 “(윤 당선인이) 본인 의혹에 대해 신속하게 입장을 표명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형사상 문제에 대해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돼 검찰수사와 법원 판결 확정까지 그 판단이 보류되지만, 정치적 영역은 다르다”며 “윤 당선인 관련 의혹이 이 할머니에 의해 제기됐고 사회적 현안이 된 만큼 윤 당선인의 신속·성실한 소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윤 당선인은 소명을 통해 억울한 부분이 있으면 바로 잡고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당에서도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마냥 검찰수사를 기다릴 게 아니라 당 차원의 신속한 진상조사가 지금이라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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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두·조형국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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