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괴질’로 불리는 소아·청소년 다기관 염증 증후군 의심 사례 국내에서 처음 신고 / 10세 미만, 10대인 환자 두 명 모두 코로나19 검사 양성 반응 나오지 않아 / 10세 미만 환자, 사례 정의에도 부합하지 않아 / 미국, 유럽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 실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괴질’로 불리는 이 질병의 의심 사례가 확인된 것 자체가 심상치 않은 일 / 세계 여러 나라 등교 수업 재개하다 큰 희생 치러 / 폐쇄성·밀접성 같은 공간적 취약성 뚜렷한 집단 대면 수업, 코로나19 전파력 고려할 때 쉽지 않은 일 / 등교 수업 재개하는 것은 생활 방역 성공 위해 불가피한 과정
천신만고 끝에 첫발을 뗀 각급 학교의 순차적 등교 수업이 2단계 진입을 눈앞에 둔 가운데 다시 등교 연기가 속출하고 있다. 더욱이 '어린이 괴질' 의심 사례까지 나와 긴장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어린이 괴질'로 불리는 소아·청소년 다기관 염증 증후군 의심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신고된 것도 걱정이다. 10세 미만과 10대인 환자 두 명 모두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고, 이 중 10세 미만 환자는 사례 정의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데다 실체가 드러나지 않아 '괴질'로 불리는 이 질병의 의심 사례가 확인된 것 자체가 심상치 않은 일이다.
'어린이 괴질'로 불리는 소아·청소년 다기관 염증 증후군 의심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신고된 것도 걱정이다. 10세 미만과 10대인 환자 두 명 모두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고, 이 중 10세 미만 환자는 사례 정의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데다 실체가 드러나지 않아 '괴질'로 불리는 이 질병의 의심 사례가 확인된 것 자체가 심상치 않은 일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2단계 등교 개학을 하루 앞둔 26일 국무회의에서 "등교 개학이야말로 생활 방역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규정했다.
방역 전문가들도 비슷한 진단을 내리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는 등교 수업을 재개하다가 큰 희생을 치렀다. 폐쇄성·밀접성 같은 공간적 취약성이 뚜렷한 집단 대면 수업은 코로나19의 전파력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등교 수업을 재개하는 것은 생활 방역의 성공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생활 방역은 일정한 위험을 감수·극복하고 일상과 경제를 이어가자는 뜻이다.
학생이든 교직원이든 학교 내에 환자가 있다는 가정하에 확산 예방·대응 매뉴얼을 꼼꼼히 준비해둬야 한다. 무엇보다 환자를 재빨리 찾아내 사회-학교의 연결고리를 조기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한 심리적, 정서적 대비도 해야 한다. 학생이나 학부모가 감염 자체보다 이에 따른 '낙인'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의심 증상이 있을 때 거리낌 없이 신고할 수 있다.
코로나19 감염 환자는 비난이 아니라 격려와 배려의 대상이라는 점, 경미한 증상이라도 빨리 신고해야 지원과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그런 분위기를 확산 시켜 나가야 한다. 교육·방역 당국과 각급 학교의 유기적이고 긴밀한 연락체계 구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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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른바 ‘어린이 괴질’ 사례가 국내에서도 나왔다. 트위터, 연합뉴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역사회에서 확산, 서울지역 초등학교 10곳과 유치원 6곳이 27일로 예정됐던 등교를 6월로 미뤘다.
성동구에서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서도 등교 연기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 등교일을 연기하는 학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와 별도로 서울지역 중학교의 경우 1학기에는 기말고사 1회만 지필평가를 보도록 권고했다.
◆성동구 무더기 확진자 발생…등교 연기 여론 확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등교 수업 운영 방안 후속 대책'을 발표했다.
미술학원 재원생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강서지역의 경우 밀접접촉자들이 재원(재학) 중인 초등학교 7곳과 유치원 5곳이 27일 등교를 미뤘다.
6개 초등학교는 6월 1일, 밀접접촉자가 많이 재학 중인 공진초등학교의 경우는 6월 3일에 1∼2학년을 등교시킬 것으로 보인다.
확진 원생이 재원 중인 유치원은 6월 8일 이후, 다른 4곳은 각각 6월 1일과 3일에 개원한다.
확진자가 발생한 은평구 연은초교의 경우 일단 오는 29일까지 등교를 중지한 뒤 상황을 지켜보면서 등교일을 추후 결정하기로 했고, 이 학교 병설유치원은 6월 8일까지 등원을 연기하기로 했다.
신정동 은혜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양천지역에서는 당초 등교 연기를 검토하던 4개 학교 가운데 2개 초등학교만 등교를 6월 1일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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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한일초등학교에서 교사들이 등교 수업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거리 두기 등교 동선을 익히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
성동구에서 이태원 클럽발 'n차 감염'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이 지역 학교 일부도 등교 연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앞으로 지역사회에서 산발적 감염이 확산할 수 있다고 보고 학교와 유치원 또는 인근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학교장(원장)이 교육청과 협의해 접촉자 격리, 등교 중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중학생들 1학기 지필평가 한번만 볼 듯
코로나19 여파로 예년보다 시험 준비 시간이 줄어들면서 중학생들은 1학기에 지필 평가를 한 번만 볼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관내 중학교의 경우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고 기말고사 1회만 지필평가를 보도록 강력하게 권고했다. 이는 중간고사 실시 여부는 학교장이 결정할 사항이지만 중학생의 등교수업 일수가 고등학교보다 매우 부족하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강연흥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중학교는 절대평가 시스템이라 성적이 고등학교 입시에 결정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95% 이상의 중학교가 (교육청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성적이 입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고등학교의 경우 중간·기말고사를 모두 치르도록 할 계획이다.
◆성적, 입시에 큰 영향…고등학교 중간·기말고사 모두 치르나?
중·고교 1학기 수행평가 영역과 비율, 서·논술형 평가 비율 등을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코로나19 지역감염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야간 자율학습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다만, 학교 여건에 따라 당일 등교 학생 중 희망자에 한해 오후 6시 정도까지 자율학습실 사용 등을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초등학교는 최소 주 1회 이상 등교 수업을 원칙으로 하되, 학교별 상황에 맞게 학사를 운영하도록 했다.
초등돌봄교실은 등교수업 이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운영하되, 돌봄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은 학교의 돌봄수용 범위 내에서 최대한 수용하고 운영 시간(오전 9시∼오후 7시)도 기존 긴급돌봄과 같도록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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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도 27일부터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학교에 등교한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직원들이 아이들이 섞이지 않도록 등교 동선을 테이프로 표시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서울시교육청은 등교수업 이후 방역 활동 지원인력과 관련해선 방과후학교 강사 등을 활용할 방침이다.
유치원 1명, 초·특수학교 5명, 중·고등학교 3명의 인력을 지원하고 과대(과밀) 학교의 경우 유치원 1명, 초·중·고교에 3명을 추가로 지원해 약 7천명 이상이 활동하도록 할 예정이다.
조 교육감은 "큰 우려 속에 학교가 아이들을 맞이하고 있으며 몇 가지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신속하고 긴밀하게 대응해 나가고 있다"며 "불편함을 감수하고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밀집 장소 가지 않기 등 생활속 거리 두기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 “학생들 마스크 착용 불편할 수 있으니 식약처가 끝까지 챙겨달라”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등교 개학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학생들의 마스크 문제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각별히 신경쓸 것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공적 마스크 비율 조정안'이 보고되자 주무 기관인 이의경 식약처장과 마스크와 관련한 문답을 주고받았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보건용 마스크가 불편한 사람이 많아 덴탈 마스크 생산을 확대하고 보건용 마스크를 대체할 수 있는 가벼운 비말 차단 마스크를 공급할 예정이라는 보도를 봤는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처장이 사실이라는 취지로 답하자, 문 대통령은 "안정성을 갖추면서도 덜 답답한 마스크가 등교했거나 등교할 예정인 학생들에게 필요하다"며 "우선 공급 대책은 있느냐"고 추가 질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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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이번 학기 첫 등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 대통령은 '등교에 맞춰 차질없이 준비하겠다'는 이 처장의 답변에 "날씨가 더워지면서 아이들,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데 불편할 수 있으니 식약처가 끝까지 챙겨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가 코로나19 확산을 막은 만큼 학생들이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차원의 노력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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