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은 지난 20일 10초 분량의 '골프 8세대' 광고 영상을 자사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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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이사회 임원으로서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혐오와 인종주의, 차별은 폭스바겐에 발붙일 수 없습니다!”(위르겐 스탁만 폭스바겐 세일즈ㆍ마케팅 총괄 임원)
최근 인종차별적 광고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에 휩싸인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과 광고 대행사가 재발 방지를 위해 자체 진상조사를 실시하겠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앞서 폭스바겐은 거대한 백인 손이 흑인을 조종하고, 흑인 비하 단어 ‘검둥이(Neger)’와 유사한 글자 조합이 등장하는 광고 영상을 게재했다가 인종차별 비판을 받고 사과와 함께 영상을 삭제했다.
이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해당 광고를 제작한 광고 대행사 ‘볼티지’가 내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볼티지 최고경영자(CEO) 토비 프쇼어는 성명을 통해 “직원이나 하청업체에서 의도적으로 인종차별 또는 편견이 담긴 메시지를 넣은 것이라면 즉각 해고 조치하거나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티지는 8년 동안 폭스바겐 광고를 맡았다.
폭스바겐은 앞서 20일 인스타그램에 자사 신형 모델인 골프 8세대를 홍보하기 위해 10초 분량의 짧은 영상을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원근법을 이용한 이 광고에서 한 흑인 남성이 카페 앞에 주차된 노란색 폭스바겐 차량에 타려고 하자 거대한 흰색 손이 그를 들어서 쫓아내고 또 카페로 튕겨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백인이 흑인을 조종한다’며 분노했다.
흑인이 쫓겨난 카페 이름 ‘프티 콜론(Petit Colon)’도 문제가 됐다. 프랑스어로 ‘작은 이민자’라는 뜻이다. 화면에 순간적으로 흑인 비하 단어인 ‘니거(Negar)’가 등장하는 점도 의심을 샀다. 해당 광고는 화면에 ‘새로운 골프(Der Neue Gold)’라는 글자가 나오면서 끝나는데, 하필이면 알파벳 중 Nega’로 재조합이 가능한 ‘G’ ‘NE’ ‘ER’ 등이 먼저 나타난 것이다.
쏟아지는 비판에 폭스바겐 측은 광고를 올린 당일 즉시 영상을 내렸다. 그럼에도 파장은 계속됐다. FT는 주말 사이 항의가 빗발쳐 광고 대행사 웹사이트 서버가 다운됐고, 폭스바겐의 독일어 트위터 계정도 잠정 폐쇄됐다고 덧붙였다. 폭스바겐 측도 자사 임원들이 이 영상을 보고 “끔찍하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내부 조사 후 결과를 공표하겠다면서 논란 진화에 나섰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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