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갈등 와중에 환율 올려
달러대비 가치 12년래 최저
美 '대중 무역적자 부채질'
환율 이슈를 최전선 삼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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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5일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환율을 12년 만의 최고치인 7.1209위안으로 제시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환율전쟁으로 옮아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의 대미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줄이는 방향으로 양국 무역구조를 이끌어 대중국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미국의 의지를 완전히 거스르게 된다. 올 초 이뤄진 미중 무역합의 성과를 사실상 물거품으로 만드는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줄곧 문제 삼아온 불공정무역이 더 심화되는 것이어서 미국은 환율 이슈를 무역전쟁의 최전선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관련기사 5면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위안·달러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한꺼번에 0.027위안(0.38%)이나 올렸다. 이날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월27일 이후 약 12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루 평가절하폭은 지난 4월16일 이후 최대다. 로이터통신은 “인민은행이 22일 홍콩 보안법 초안 제출 이후 위안화가치 손실을 반영해 이날 위안화 고시환율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 무역전쟁이 정점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위안화 환율은 급등해 ‘포치(破七·7위안 돌파)’가 이뤄졌고 이에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대응했다. 난항 끝에 올 초 1단계 무역합의가 이뤄지면서 위안화 환율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코로나19의 책임론 속에 홍콩 보안법 사태까지 터지자 중국은 다시 위안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경제악화에 시달리는 신흥국 통화가치의 연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미중 환율전쟁의 불길이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옮겨붙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신(新)환율전쟁’이 본격화하면 지난해와 달리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코로나19 책임론이나 홍콩 보안법 문제에서 미중이 양보할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이날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국가 주권 수호와 홍콩의 안정을 위해 홍콩 보안법을 차질 없이 제정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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