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이슈 주목받는 블록체인 기술

블록체인으로 식품이력 관리…문제 발생 역추적 2.2초면 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푸드테크가 뜬다 ② ◆

핀테크에 적용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던 블록체인이 식품·유통 산업에 도입되면서 새로운 푸드테크로 각광받고 있다. 식품 생산부터 배송·유통 전 과정을 실시간 추적하고 소비자도 스마트폰으로 모든 내용을 상세히 확인할 수 있어 식품 안전과 신뢰도가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박세열 한국IBM 블록체인 기술총괄 상무는 "코로나19로 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어 블록체인을 활용한 푸드테크 분야는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국적 식품기업 네슬레의 으깬 감자 제품 '무슬린 퓨레' 포장지에 있는 QR코드를 찍자 원료인 감자를 생산한 농민이 어떤 과정으로 생산했고 어떤 품종이 원료로 제공됐는지, 어느 공장에서 가공돼 어떤 유통 채널로 마트에 들어왔는지가 텍스트, 그래픽, 동영상 등으로 펼쳐진다. 심지어 생산 농가 농민 얼굴과 지역, 사용된 감자 품종 특성, 감자가 어디에 보관됐는지까지 세세한 정보가 담겼다. 이 기술은 미국 IBM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했다. IBM의 '푸드 트러스트(Food Trust)'에는 네슬레와 카르푸뿐만 아니라 월마트, 돌 등 글로벌 대형 식품·유통 업체가 대거 참여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 블록체인 기술을 올해부터 시범 도입해 커피 생산과 가공, 유통 전 단계를 추적·관리할 계획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특정 개인이나 단체에 의한 위·변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식품에 대한 투명성과 안전성을 담보해 준다. 모든 정보가 센서와 사물인터넷(IoT) 에지컴퓨팅, 모바일, 컴퓨터 등에 의해 디지털화·자동화되고 관리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예를 들어 농산품 재배 과정에서는 센서와 IoT 등을 활용해 실제 생육 환경에 대한 정보를 검증하며 유통 과정에서도 냉장탑차 온도를 센서로 실시간 파악해 임의적인 정보 위조나 사기, 입력 오류 등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변조가 시도될 때는 거래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다.

IBM 자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월마트는 수입한 망고에서 이상이 발견됐을 때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역추적하는 데 기존엔 6일 이상 걸리던 것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했을 때는 단 2.2초에 가능해진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해당 제품을 전량 리콜해야 했던 비효율을 블록체인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박 상무는 "블록체인 기술이 더 발전하면 원료가 된 농작물·축산물에 사용된 물이나 비료, 사료, 생장 환경 등 지금보다 훨씬 더 자세하고 광범위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이호승 기자(네덜란드·핀란드) / 심희진 기자(미국) / 강민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