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하는 모든 국민 고용보험…취업자 소득정보 구축"

정부가 취업자 모두가 고용보험의 혜택을 입도록 가입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체 취업자의 소득정보를 구축하고 보험료 징수방식을 바꾸는 등, 모든 정부 부처를 아우르는 준비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특히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임금근로자'를 중심으로 구축된 현 고용보험 제도의 한계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작업에 착수한 건 소득중심 사회보험 체계로의 전환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즉 사업장 단위로 피보험자를 관리하는 게 아닌, 소득이 발생한 곳에 보험료를 메기는 시스템을 염두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3차 고용정책심의회를 열고 제2호 안건으로 '코로나19 대응 고용대책 추진현황 및 포스트 코로나 고용정책'을 논의했다. 심의회 위원장인 이재갑 고용부 장관과 노사대표·전문가, 관계부처 정부위원이 참석했다. 고용부는 심의회에 '코로나19 대응 고용대책 추진현황과 향후계획'을 보고하면서, 고용안전망 사각지대 보완을 미래의 우선 과제로 꼽았다.

고용부는 "일하는 모든 국민이 고용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고용보험 가입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며 "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사업 등으로 가입부담을 완화해 고용보험 미가입 저소득 근로자, 영세사업장 근로자의 가입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플랫폼 노동자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와 프리랜서 고용보험을 위해서는 사회적 논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미 고용부는 특고 고용보험 법률안을 21대 국회에서 연내 처리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이를 위해 "전체 취업자 소득정보 구축 및 적용·징수체계 개편을 위한 범정부 추진체계 마련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구직자취업촉진법 및 고용보험법 제·개정 관련 브리핑에서 "고용보험은 '임금근로자'를 중심으로, 보험료를 낸 사람만보호를 받는 '보험원리'에 기반하여 운영돼왔다"며 "이에 따라, 고용보험 가입이 누락된 소규모 사업장의 임시·일용 노동자, 경력단절여성·청년 미취업자 등 구직자,나날이 증가하는 특고·프리랜서 등 새로운 고용형태의 노동자들은 고용보험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프리랜서·자영업자 등으로 적용대상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사업장 중심의 적용·징수 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즉 사업장에 속한 근로자 위주인 현 체제에서 고정된 사업장에서 일하지 않는 특고 등을 제도 안으로 포함시키기 위해 소득중심체계로 가야한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날 발제에 함께한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도 "코로나19를 계기로 고용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원장은 "소득파악과 보험료 부과가 쉬운 보다 쉬운 계층과 집단부터 단계적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배 원장에 따르면 한 국가의 1차적인 고용안전망 척도는 고용보험 기금으로 지급하는 실업급여 수급률인데, 한국은 수급률이 40%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인 60%에 훨씬 못 미친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속 '고용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배 원장은 "서유럽과 미국에선 정권 성격과 관계없이 전례없는 대규모 국가지원 고용유지제도 도입과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한국의 대표적 고용유지제도인 고용유지지원금은 외국과 비교해 규모가 너무 작다"면서 "추가적인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원장은 사업주 인건비 부담을 '0'으로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금 수준을 조정해야 한다며, 고용위기 시에는 사회보험료 환급도 필요하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지원금 일일 상한액(현 6.8만원)의 경우 8.9만원으로 상향할 것을 제안했다. 사각지대인 파견·용역 등 간접고용 근로자와 관련해선 이들을 사용하는 사업주가 지원금 신청을 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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