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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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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고 디자인 베꼈나"…동원, 상온 HMR 제품 미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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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 HMR 국·탕·찌개류 14종 '비비고' 제품 디자인과 유사

CJ·동원, 2019년 파우치죽 디자인 두고도 갈등 빚어

동원 측 "전혀 다른 제품…법적 문제 검토 결과 문제없어"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CJ제일제당과 동원F&B가 상온 HMR 시장에서 디자인 도용과 관련해 또다시 맞붙었다. 지난해 파우치죽 디자인에 이어 올해는 국·탕·찌개류 HMR 제품을 두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동원F&B는 자사 고유의 브랜드 DNA를 계승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비슷한 디자인에 소비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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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F&B의 양반 HMR 제품이 디자인 미투 논란에 휩싸였다. 양반 육개장(사진 왼쪽)과 비비고 육개장.(사진=각 사)


21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F&B가 최근 출시한 ‘양반’ HMR 제품 14종이 디자인 모방 논란에 휩싸였다. HMR 시장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브랜드와 유사하다는 것.

두 제품의 패키지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비슷한 느낌이다. 우선 모두 제품 상단을 음식 사진으로 채웠다. 사진 배열 방식도 왼쪽에 무게 중심을 두는 방법을 동일하게 택했다. 하단 30%가량은 아이보리 색 바탕에 제품명을 넣었다. 나머지 부분은 붉은색 바탕 위에 조리 방법을 소개했다.

동원F&B 측은 비비고의 디자인을 모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출처를 나타내는 식품 표시뿐만 아니라 상세한 내용물, 글씨체 등이 엄연히 다른 제품이다”며 “출시 전 변리사무소 등을 통해 법적 검토를 했으며 전혀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경쟁사가 제품력을 높이기 위한 경쟁보다는 트집잡기만 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동원F&B는 지난 2017년 양반 브랜드로 국·탕·찌개 3종을 선보였다. 당시에는 ‘올림 한식 양반 국탕찌개’로 출시해 음식 사진을 아래에 배치하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와 관련 동원F&B는 당시 제품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소량 생산한 것으로 최근 제품을 정식 출시하면서 리뉴얼 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과 동원F&B 간 디자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은 동원F&B의 파우치죽이 비비고죽 패키지와 포대 형태 및 디자인 구성이 유사하다며 특허청에 부정경쟁행위로 신고한 바 있다. 부정경쟁행위는 정당한 대가 지불없이 다른 이의 경쟁력에 편승해 영업하는 행위로 상표 무단 도용, 아이디어 탈취, 상품형태 모방 행위 등이 해당 된다.

양반 HMR과 달리 다른 경쟁사 HMR 제품은 고유의 패키지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오뚜기는 상징색인 노란색을 기본색으로 쓰고 있다. 피코크는 메뉴에 따라 다양한 색감을 사용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대상은 어두운 톤을 전반적으로 패키지에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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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동원F&B가 선보인 양반 HMR 제품.(사진=동원F&B)


양반 HMR 제품군은 동원F&B의 야심작이다. 동시에 14종의 국·탕·찌개류 제품을 선보일 정도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해 매출 목표로 500억원을 설정할 만큼 기대감도 높다. 또 2022년까지 1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를 위해 동원F&B는 광주공장 9917㎡(약 3000평) 부지에 400억원을 투자해 신규 첨단 특수 설비를 구축했다. 양반은 동원F&B의 대표 브랜드로 1986년 ‘양반김’, 1992년 ‘양반죽’, 1995년 ‘양반김치’ 등을 출시하며 35년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업계 일각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인 CJ제일제당에 묻어가려는 전략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상온 HMR 시장은 지난해 1998억원(닐슨 기준)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로 상온 HMR 시장에서 점유율 57.4%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패키지 앞면에 변화를 주는 게 쉽지는 않다”면서도 “두 제품이 패키지 디자인이 유사해 소비자들이 양반 HMR 제품을 비비고 제품으로 인식하는 등 헷갈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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