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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전국 고3 '반쪽짜리' 학평…다음주 초등 저학년 등교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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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교육청마다 '등교중지·귀가조치' 기준 다르고 대응수위도 제각각…자가진단 시스템은 10~20%가 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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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등교가 5차례나 연기되며 80일 만에 등교 수업이 시작된 20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의 생황 방역 수칙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0.5.20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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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학생들이 등교 이튿날인 21일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를 치렀다. 올해 첫 전국 단위 모의고사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바로미터가 되는 시험이다.

당초 전국 고3 45만명이 일제히 등교해 학평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인천 고3 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지역 절반인 66개교가 학생을 귀가조치하면서 이날 시험을 '온라인'으로 치렀다.

다음주인 오는 27일 고2와 중3, 초1·2학년의 등교수업을 앞두고 학내 혹은 지역사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시 등교 중지와 학교 폐쇄 등 모호한 대처 기준을 새로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탄치 않은 고3 첫 등교…"확진자 발생시 대처기준 다시 손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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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여파로 미뤄졌던 고등학교 3학년 등교일인 20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교실 입실 전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2020.5.20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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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고3의 80일만의 첫 등교는 평탄치 않았다. 고3만 등교했을 뿐인데 전국 곳곳서 등교취소, 귀가조치 등이 잇따랐다. 시도교육청마다 학생 등교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도 제각각이었다.

인천에선 고3 학생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소속 학교만이 아닌 인천 지역 절반에 달하는 66개 고등학교 고3 1만3000여명이 귀가했다. 확진 학생들의 동선상 밀접접촉자가 모두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을 통한 주변 학교의 집단감염을 우려한 포괄적인 조치였다.

이에 1만3000명 학생들은 이날 학평을 집에서 치르고 전국 단위 채점에서도 제외된다. 올해 사실상 첫 수능 예비시험이지만 해당 학생들이 시험에 제대로 참여할 기회를 잃고, 이외 전국 학생들도 1만3000명이 빠진 '반쪽짜리'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셈이다.

전날 안성에서도 학생, 교직원이 아닌 지역사회 확진자가 발생, 교육청이 안성시내 전체 고등학교 9곳의 등교를 전면 취소했다. 확진자 동선이 모두 파악되지 않아 가족이나 지인 등을 통해 학교로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천·안성 사례는 교육부가 제시한 '학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시 대응 지침'에는 없는 조치들이다. 교육부는 학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구성원들이 모두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한 뒤 즉시 귀가토록 하고 있다. 학교 시설은 폐쇄되고 학생들은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의심증상자는 등교하지 않고 학내에서 증상이 나타나면 임시관찰실로 옮겼다 즉시 선별진료소에서 무료 진단검사를 받는다.

당국이 지역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처를 권고하고 있긴 하지만 지역마다 등교중지나 귀가가 다른 기준으로 이뤄질 경우 고3은 학사일정 소화와 학업격차가 우려된다. 고3 이외 다른 학년들도 등교를 시작해 등교 인원이 늘어날수록 이 같은 차이는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다음주는 고2·중3·초1~2도 등교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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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등교가 5차례나 연기되며 80일 만에 등교 수업이 시작된 20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교실로 향하고 있다. 2020.5.20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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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의 불안한 등교수업을 지켜본 학부모들은 다음주 27일로 예정된 고2, 중3, 초1~2 학년 등교에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고3을 제외한 고교생은 격주, 나머지는 주 1회 이상만 등교하면 되지만 학교 입장에선 관리해야 할 학생들이 늘어 위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에 사는 초등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박모씨는 "어린 아이들이 학교에서 내내 마스크를 쓰고 1~2m 거리를 유지하면서 생활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이들 옆에 내내 붙어서 지도할 인력이 없을텐데 꼭 보내야 하나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초등 저학년 학부모 김모씨는 "학교에 보내는 게 공부보다는 선생님 얼굴 익히고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는 법을 배우라는 의미가 큰데 교실에서 멀찌감치 앉고 가까이서 놀지도 못하는 상황 아니냐"며 "등교 선택권이 있다면 굳이 학교에 아이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학교도 버겁기는 마찬가지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매일 등교전 제출해야 하는 온라인 건강자가진단시스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방역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경률 경복고 교장은 "자가진단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이 10~20% 정도 된다"고 전했다.

진단을 거쳐 의심증상이 있으면 등교를 차단하고 진단검사를 받도록 하는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는 셈이다. 게다가 무증상 감염자가 등교하는 것을 차단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점도 학부모들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신희은 기자 gorg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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