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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80일만에 고3 등교했지만…인천 66곳·안성 9곳 긴급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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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전국 고교 3학년 학생 44만여 명이 개학 연기 80일 만에 1학기 등교 수업을 시작했지만 등교 첫날부터 전국 곳곳에서 파행이 잇따랐다.

인천에서는 이날 새벽 고3 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관내 고등학교 절반에 이르는 학교가 등교 수업을 중단했다. 경기도 안성시에서는 한 학부모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던 것으로 조사돼 9개 학교가 등교를 중지했다. 인천교육청은 이날 오전 인천 미추홀구·중구·동구·남동구·연수구 등 5개구 66개 학교 고3 학생들에게 귀가 조치를 내렸다. 인천 125개 고교 중 절반의 학생이 첫 등교 당일 집으로 귀가한 것은 인천 미추홀구 소재 모 고교 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이들 학생은 지난 6일 미추홀구 비전프라자 건물 2층 탑코인노래방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노래방은 앞서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학원 강사(25)의 수강생(고3·인천 119번 확진자)과 그의 친구(인천 122번 확진자)가 방문한 곳이다. 인천교육청 관계자는 "향후 일정에 대해 내부 협의 중"이라며 "추가 확진 여부에 따라 초·중·고교 등교 수업을 전면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인천 안남고를 방문해 등교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천 고교 절반이 등교 수업에 차질을 겪는 사태가 발생하자 유 부총리는 기존 일정을 취소하고 인천시·인천교육청과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등교 재추진 방안, 21일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행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날 경기도 안성시 소재 9개 학교 학생들도 등교를 하지 못했다. 전날 오후 10시 안성시 석정동 W아파트에 거주하는 20대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이 남성은 군포 33번째 확진자인 20세 남성과 지난 15일 안양시 만안구 음식점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안성교육지원청은 이날 새벽 관내 9개 고교의 등교 중지를 결정했다. 다만 안성교육지원청과 안성시는 21일 예정된 학력평가를 위해 관내 9개 고교 3학년 학생의 등교 재개를 결정했다.

고3 등교 수업이 시작된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학생 80명이 고열 설사 등의 증상을 보여 귀가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대구시내 93개 고등학교에 3학년 학생 2만1000여 명이 등교했다. 이 가운데 14개교 21명이 등교 때 발열 검사에서 37.5도가 넘거나 설사 등의 증상을 보여 귀가했다. 또 115명이 자가진단 결과에 따라 등교하지 않았다. 이날 경북에서도 32개교에서 59명이 등교했다가 발열 검사에서 설사 등 증세를 보여 선별진료소를 찾아 진단검사를 받고 귀가했다. 자가진단을 통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인 학생 84명도 이날 등교하지 않았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확진 학생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지만 의심 증세를 보인 학생은 매뉴얼에 따라 조치했다"며 "고3 등교는 내일도 그대로 한다"고 말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서울시내 고교에선 이날 오후 1시 기준 고3 학생 15명이 등교 이후 발열·인후통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선별진료소로 이송됐다.

등교 수업 첫날부터 이 같은 파행이 발생하자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나타냈다. 오는 27일 등교 대상인 고2 자녀를 둔 학부모는 "고3만 등교하는데도 마음이 조마조마하다"며 "언제 학교가 폐쇄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등교 수업 날짜가 다가와 답답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두 달 반 만에 학교를 찾은 학생들은 기대감과 긴장감 속에서 교문에 들어섰다. 오전 7시 30분 서울 서초구 서울고 정문을 통과하는 학생들 표정은 오랜만의 등교로 설렘이 묻어났다. 친구를 반기며 어깨동무하는 학생도 있었다. 3학년 박 모군(18)은 "넉 달 만에 교복을 입으니 신입생처럼 기분이 새롭다"면서도 "쉬는 시간마다 친구와 어울릴 텐데 어떻게 거리 두기를 지킬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이 모군(18)도 "오랜만에 친구들을 보니 기분이 좋지만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올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교사들은 손을 흔들며 학생들을 맞이하다가도 "거리 두기를 유지하라"고 학생들을 지도했다. 이날 학생들은 교문에 들어서면서부터 한 줄로 서서 체온 검사를 받았고, 학교 건물로 들어설 때는 열화상 카메라 앞을 지나야 했다. 학생 간 거리를 띄우기 위해 교실 책상은 시험 대형으로 배치됐다. 복도 바닥에는 붉은색 테이프가 '중앙선'처럼 부착돼 학생들이 우측보행을 하도록 유도했다. 급식실에서도 학생들은 좌·우측과 전면의 자리를 비워 다른 학생과 나란히 앉거나 마주 보는 일 없이 식사했다.

[문광민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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