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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긴급재난지원금

“재난지원금 쓰면 할인해드려요”… 뷰티업계 활기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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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한 화장품업계, 모처럼 활기
"소비 진작 효과 기대" vs "고른 수혜 어려울 것"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화장품 업계가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침체된 분위기였던 오프라인 매장에 지원금을 사용하려는 소비자의 발길이 늘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헬스앤뷰티(H&B) 스토어와 로드숍들은 재난지원금 사용처임을 적극 홍보하거나 관련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등 ‘지원금 특수’를 겨냥한 모객에 나서고 있다. 그간 코로나 19 사태와 관련한 마케팅을 자제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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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한 이니스프리 매장 입구에 ‘긴급재난지원금 결제 프로모션’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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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090430)로드숍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지난 12일부터 ‘긴급재난지원금 결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지원금으로 제품을 구매할 경우 5%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국가 및 지자체에서 발급한 모든 지원금으로 결제할 수 있지만, 재난지원금 사용은 본사 직영점, 대형마트 매장 등을 제외한 가맹점에서만 가능하다. 이니스프리는 고객 혼선을 줄이기 위해 공식 홈페이지에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매장 검색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실지급 이후 확실히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며 "특히 지난 주말에는 ‘멤버십 데이’ 할인 행사와 맞물려 모처럼 매장 분위기가 활기를 띠었다"고 했다.

국내 헬스앤뷰티(H&B) 스토어 1위인 CJ올리브영은 본사 소재지인 서울에서는 직영·가맹 상관없이 모든 매장에서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지만, 다른 지역은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올리브영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매장에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실제 매출 증대 효과도 있었다. 지난 13~19일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에서 대용량 바디워시와 바디로션 매출이 전주 대비 30% 가량 증가했고, 샴푸·린스 등 헤어 세정류 매출이 약 24%, 헤어 트리트먼트는 21% 늘었다. 몸매 관리용 바디 슬리밍 용품과 운동용품 매출도 각각 27%, 20% 증가했다. 또 고데기 등 헤어 가전(33%)과 피부 관리용 미용 가전(25%) 수요도 늘었다. 올리브영은 현재 ‘가정의 달’ 프로모션으로 선물용 제품을 최대 60% 할인하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어 모객 효과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장품 업계는 지난 1분기 코로나 19 여파의 직격탄을 맞았다. 면세점, 백화점 등 유통채널의 고전으로 판로가 막힌 데다 로드숍 등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감소한 탓이다.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영업이익은 60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7% 급감했고, 매출액(1조2793억원)도 22.1% 줄었다. LG생활건강은 핸드워시 등 위생용품 사업으로 선방했지만, 화장품 사업 영업이익(2215억원)과 매출액(1조665억원)은 각각 10%, 6.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로드숍 브랜드 이니스프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6% 줄어든 51억원에 그쳤고,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078520)영업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23억원) 대비 5배 증가한 122억원, 매출액은 8% 줄어든 835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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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앤뷰티(H&B) 스토어 CJ올리브영 매장에서 한 소비자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해 상품을 구매하는 모습. /CJ올리브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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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재난지원금을 통한 오프라인 매장 소비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로드숍 브랜드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효과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겠지만, 코로나 여파로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살아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를 포함해 에뛰드, 아리따움 등 로드숍 매장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네이처컬렉션도 마찬가지다. H&B 브랜드 롭스도 서울 내 직영점과 전국 가맹점에서 재난지원금 결제가 가능하며,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랄라블라는 100% 직영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서울 내 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 에이블씨엔씨 미샤, 네이처리퍼블릭, 토니모리 등 로드숍에서도 서울 내 직영점과 전국 가맹점에서 지원금을 쓸 수 있다.

일각에선 재난지원금 효과를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사용 기간 매출이 증가하더라도 프로모션이나 타사 행사 등 외부 변수가 많아 이를 온전히 지원금 효과로 보기는 어렵다"며 "지원금 소비가 H&B 등 일부 업체에 쏠릴 수 있어 업계 전반이 고른 수혜를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이선목 기자(letsw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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