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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학교 오니 좋고 공기부터 다르다”…전교생 8명 단양 보발분교 등교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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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하는 단양 가곡초 보발분교 전교생 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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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인터넷으로 공부하느라 좀 지루하고 심심했는데, 학교 오니까 공기부터 다르네요. 친구들과 선생님 만나서 반갑고요.”

20일 등교한 충북 단양 가곡초 보발분교 6학년 김다예(12)양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추울 때 방학했는데 더울 때 개학하네요. 그래도 좋아요. 책도 보고, 친구들과 보드게임도 하고, 놀면서 지내고 싶어요.”

전교생 8명인 이 학교는 이날 등교를 시작해 정상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뿐 아니라 교직원 모두 마스크를 쓰고 등교했다. 정든 교실을 만나기 전 모두 발열 검사를 했다. 관공서·기관 등을 찾을 때마다 경험했던 터라 어색하지 않았다. 교실에 들어가서도 마스크는 입을 떠나지 않았다. 점심시간 식사하는 순간을 빼고 수업·놀이 시간에도 벗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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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만에 등교한 가곡초 보발분교 학생들이 책상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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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인 가곡초(28명)와 또 다른 분교인 대곡분교(27명)도 이날 정상 등교했다. 학생들은 교실에 놓여있는 책상을 떼어 놓는 것으로 80일 만의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장유경 가곡초 행복씨앗학교 운영부장은 “단양이 비교적 코로나19 청정지역이고, 학부모·교사 등 교육 공동체 의견 수렴에서 감염병 예방을 위한 여건이 마련됐다는 뜻에 따라 등교를 시작했다. 가곡초는 두 분교를 포함해 전교생이 63명 정도여서 수업 등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거리 두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예는 6학년 친구 3명, 4학년 동생 3명과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았다. 1교시에는 국어와 수학, 2교시에는 체육과 사회, 3교시에는 영어와 음악 수업이 이어졌다. 아이들의 눈은 초롱초롱했고, 교실에선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쉬는 시간엔 군데군데 모여 80일 동안 싸여있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김양은 “선생님 얼굴 보고,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받으니 재미있고, 머릿속에 쏙쏙 잘 들어와 좋았다”고 했다. 학생들을 가르친 안민영 교사는 “이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요. 마스크를 쓰고 있긴 하지만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을 볼 수 있어 생동감 있는 수업이 되고 있다. 온라인 수업 때보다 빠르게 교감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 학교 6학년 황윤엽(12)군은 “집과 마을에만 있다가 교실에서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 공부하니 재미있다. 이해도 빠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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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가곡초 보발분교 학생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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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학교에 보낸 부모는 여유를 누렸다. 보발분교 학부모 김정훈(40)씨는 “정말 모처럼 만에 아이들이 집을 나서면서 집이 마치 절간처럼 조용해 고요한 행복을 누렸다. 집을 나서 학교로 향하는 아이들이 기쁜 것처럼 저도 기쁘다.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충북지역은 이날 모든 고교 3학년 학생과 함께 학생 수 60명 이하인 초등학교 13곳과 중학교 2곳 등 15곳이 등교를 시작했다. 고주영 충북교육청 주무관은 “교실 등 여유 공간이 있는 작은 학교들은 학교 여건에 맞게 여느 학교들보다 조금 이른 등교를 할 수 있다. 코로나 시대 작은 학교의 작은 특권이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가곡초 보발분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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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에 앞서 발열 검사를 하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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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마을 산위의 마을 마루에 놓인 단양 가곡초 보발분교 학생들의 책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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