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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신념이나 평화주의 신념 등의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한 20대에게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조국인 판사는 지난 14일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A(29)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증거인멸이나 도망우려는 없다고 판단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에서 말하는 양심은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고 진실해야 한다"면서 "신념이 깊다는 것은 사람의 내면 깊이 자리 잡은 것으로 그의 모든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이어 "A씨는 이 사건 입영거부 전까지 대학입시, 대학 진학 예정, 대학 재학, 자격시험 응시, 국가고시 응시를 이유로 입영을 연기해왔을 뿐 국가기관에 대해 양심적 병역거부의 뜻을 피력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는 유명 전쟁게임을 즐겨했다는 사실을 자인하고 있다"며 "이 게임은 가상세계에서 총기로 캐릭터를 살상하는 것으로 비폭력, 반전에 대한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하는 A씨가 이 게임을 즐겨했다는 사정은 과연 내면의 양심이 깊고 진실하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했다.
재판부는 “A씨가 제시하는 소명자료만으로는 병역의무 이행이 A씨의 인격적 존재가치를 스스로 파멸시킬 정도로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이라는 걸 확인하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8년 10월 한 지방병무청에서 강원도 양구군에 위치한 모 사단 입영부대로 입영하라는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받았음에도 입대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경찰 조사와 검찰 조사에서 폭력 및 전쟁에 반대한다는 신념에 의해 현역병 입영을 거부한 것이라고 진술했지만, 신념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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