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발생한 양운초 앞 지하 온수관 외 7곳에서 추가 이상 징조
부산환경공단 "폭발 위험 없다"…주민 "발밑 지뢰 밟고 다니는 느낌"
수증기 뿜어내는 온수관 |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 도로 아래 매설된 온수관(열수관배관)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사고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24년 전 부산 첫 신도시로 해운대 신시가지가 조성될 때 매설된 노후 온수관 7곳에서 추가로 이상 징조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20일 오전 해운대 양운초등학교 사거리 온수관 교체 공사 현장.
지난 14일 이곳에서 수증기가 다량 피어오르며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지 일주일째인데도 아직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공사장 한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관이 신시가지에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지름 450㎜ 주관 중 하나여서 우회 관로를 만든 이후 사고 부위를 조치해야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다"면서 "우회관로 설치와 노후관 교체는 26일 정도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온수관 공사는 양방향 5개 차로 중 2개 차로를 차지하고 이뤄졌다.
약 30m 구간에 안전펜스를 두르고 10여m 아래를 굴삭기로 파 작업을 하고 있었다.
온수관 교체 작업 |
파 내려간 도로 아래로는 온수관 2개가 나란히 매설된 모습이 관찰됐다.
공사장 한 관계자는 "해운대 신시가지 내 옛 소각장 인근에 있는 부산환경공단 집단에너지공급시설에서 데워진 온수가 아파트들로 공급되는 공급관과 열을 전달한 뒤 식혀진 물이 되돌아오는 관이 나란히 매설돼 있다"고 밝혔다.
사고는 100도가량의 물을 수송하는 공급관에서 발생했다.
공단은 관로 노후화로 인해 핀홀형의 구멍이 생긴 것으로 추정하지만, 정확한 사고 부위는 우회 관로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온수관은 신시가지 주요 도로 아래 매설된 지름 450㎜짜리 주관과 아파트 사이로 매설된 75㎜짜리 관 등으로 구성된다.
공단은 지난 14일 집단에너지공급시설내 수천t의 온수를 보관하는 온수 탱크의 수위가 갑자기 내려가며 이상을 감지했고, 새는 온수관을 찾아다니다가 사고 부위를 발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단 한 관계자는 "배관이 폭발하거나 할 위험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불안하기가 그지없다.
2018년 12월 경기 고양시에서 노후 온수관이 5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일도 있었기 때문이다.
신시가지 주민 전모(57·여) 씨는 "매일 온수관이 묻힌 도로를 오간다"며 "발밑 지뢰를 밟고 다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
문제는 신시가지 전체에 매설된 온수관이 노후화로 이미 곳곳에서 이상 징조를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해와 올해 초 공단 직원들이 열화상 카메라 등을 이용해 점검한 결과 배관이 매설된 7곳에서 열이 올라오는 것이 감지돼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공단 한 관계자는 "주관을 감싸고 있는 보온재가 삭아서 열이 감지될 수도 있고, 보온재가 지표면과 가까이 있어도 열이 올라올 수 있다"면서 "순찰을 하며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노후화로 인한 온수관 배관 보수는 2016년 13건, 2017년 10건, 2018년 12건, 지난해 10건 등으로 매년 10여건씩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올해는 5월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8건의 교체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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