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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박사’부터 ‘갓갓’까지··· 성착취범 4명의 신상공개 첫날은 뭐가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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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유명인 거론하며 영향력 과시

‘부따’ 혐의 인정하며 질문엔 짧게 사과

‘n번방’ 개설자 ‘갓갓’은 혐의 인정

취재진 질문에도 일일이 답해

'이기야'는 사진으로만 신상공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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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세. 텔레그램에서 성착취물을 공유하는 ‘n번방’과 ‘박사방’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4인의 평균 나이다. 지난 3월25일 ‘박사’ 조주빈(24)을 시작으로 18일 ‘갓갓’ 문형욱(24)까지 성착취를 일삼았던 4명은 결국 검거돼 신상공개됐다.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 조주빈의 자금책 역할을 했던 강훈(18), 박사방에서 참여자를 모집한 이원호(19), ‘n번방’ 창시자 문형욱(24)은 모두 평범한 얼굴로 일상생활을 살아가며 처참한 범죄를 저질렀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으로, 군인 신분으로, 10대로는 최초로 신상공개된 이들은 취재진의 질문에도 각기 다른 태도를 보였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도 일부는 혐의를 인정했지만 혐의를 부인하며 자해를 시도한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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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장 먼저 신상공개 된 조주빈은 신상공개 과정에서 취재진 앞에서 할 발언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지난 3월2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신상이 공개된 조주빈은 일부 유명인사를 거론하며 발언을 시작했는데, 이에 심리전문가들은 “조주빈 본인도 유명인사들과 마찬가지로 영향력 있는 사람이란 걸 알리고 싶었던 것”으로 내다봤다. 조주빈의 사과발언도 많은 추측과 분석을 낳았다. 조주빈은 고개를 숙이지 않은 채로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조씨의 사과에 진정성을 찾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 바 있다. 조주빈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구속된 직후 ‘자신은 박사다 아니다’라는 등 혐의를 부인하며 유치장에서 자해를 시도했지만 이후 수사단계에서는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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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교 1학년으로 알려진 ‘부따’ 강훈도 조주빈과 마찬가지로 미리 준비한 발언만 하고 현장을 떠났다. 앞서 강훈은 지난 4월17일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언론에 공개됐다. 강훈은 ‘본인 때문에 피해를 본 이들에게 할 말 없냐’는 질문에만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죄송하다”라고 답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다른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으나 고개를 숙인 채로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수사 단계에서 강훈 측은 혐의 자체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했지만 신상공개 결정과 관련해서는 “미성년자 신상공개 결정은 부당”하다며 법원에 취소신청을 냈지만 서울행정법원이 “신상공개 공익이 침해되는 사익보다 크다”며 기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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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조주빈의 공범으로 알려진 ‘이기야’ 이원호는 따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육군 일병으로 복무하던 중 지난 4월 검거돼 육군이 신상공개 결정을 내렸다. 다만 취재진 앞에 서지는 않았으며 육군은 이원호의 실명, 나이와 사진을 통해 얼굴을 공개했다. ‘박사방’에서 강훈이 ‘자금책’ 역할을, 이원호가 ‘회원 모집책’의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원호가 수사 단계에서 범행을 인정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달 중으로 수도방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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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 ‘n번방’의 개설자로 알려진 문형욱은 18일 경북 안동경찰서에서 취재진 앞에서 준비된 말만 한 조주빈과 강훈과는 달리 3분가량 취재진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문형욱은 ‘내성적’인 성격으로 알려져 포토라인을 지날 때 별다른 말없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문형욱은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며 “잘못된 성 관념을 갖고 살았다”고 말한 데 이어 ‘피해자가 전부 50명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경찰에 그렇게 얘기했다”, ‘성폭행을 지시했나’는 질문에는 “3건 정도 한 것 같다”라고 답했다. 문형욱은 성폭행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수긍하는 반응을 내비쳤다. 취재진의 질문에 계속 답변하던 문형욱은 질문이 이어지자 중간에 “계속 (답변을) 해야 하나요”라고 물어보는 모습도 보였다. 이어 조주빈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관련 없는 사이”라며 일축했다.
/심기문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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