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19년 무역분쟁 여파 피해 경험
해외 네트워크 활용 정보수집 및 시장 조사
‘이번만큼은…’ 2차분쟁 따른 유탄 최소화 주력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8.5세대 OLED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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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산업부] 미·중 무역분쟁의 전운이 다시 감돌면서 국내 기업들이 최근 해외 네트워크를 비롯한 관련 조직을 가동하며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각 사는 내부 조직을 가동해 시나리오별 전략을 세우고, 미·중 현지법인과 본사 간의 유기적 협력을 강화해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2018~2019년 양국의 관세전쟁으로 유탄을 맞았던 우리 기업들은 이번 2차 분쟁에 따른 추가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자급’을 내세우며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자칫 메모리반도체로까지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중국(45.6%)과 미국(7.1%)은 한국 메모리반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양대 시장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직접 중국 산시성 시안 반도체 공장을 찾은 것도 이러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멈췄던 해외 경영행보의 첫 행선지로 중국을 택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반도체 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산시성 지방정부 고위 관계자와도 회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마케팅 조직과 미주법인을 중심으로 데이터 수집과 수시 시장조사 등을 통해 무역분쟁 충격에 대응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움직임 속에서 글로벌 조직을 통해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대책 수립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광저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장을 두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현지법인의 보고가 부쩍 늘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지법인과 본사와의 유기적 협력을 강화해 전략적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자 기존 권역별 책임경영체제를 기반으로 시장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이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대적으로 중국 시장 노출도가 높은 건설장비 업체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 건설경기가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는 점에 대비해 전략을 짜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 사업을 하면서 외부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 주력해왔다”며 “현지 사업 안정화를 위해 중대형 시장, 특수장비 시장 분야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무역분쟁에 따른 유탄을 피하기 위해 아예 미국을 중심으로 현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미국 정부로부터 고율의 관세를 부과받았던 철강업계가 대표적이다. 세아제강의 경우 최근 미국 휴스턴 현지 생산법인(SSUSA)의 튜빙 제품 라인을 증설하고 상업생산에 나서 향후 관세부과에 따른 충격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지난 2018~2019년 미·중 분쟁으로 중국 소비재의 미국 수출이 막히면서 원료가 되는 국내 석유화학 제품 수출이 크게 줄어든 바 있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의 경우 작년부터 미국에서 에탄분해시설(ECC)을 가동하고 있어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발 수요 충격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미국 ECC 공장에서 생산되는 석유화학 제품들은 현지에서 소비되고 있다”며 “향후 무역분쟁 가능성에 대비해 해외 현지법인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모니터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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