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전에 살던 아파트 판 돈으로 2012년 현 거주 아파트 경매 취득” / 곽상도 “아파트 매각 시점은 9개월 후라 맞지 않아, 후원 계좌 거래 내역 밝혀야” / 윤 당선인 “정기적금 해지, 가족 통한 차입, 개인 예금 등으로 충당… 기억의 착오” / 이낙연 “상황 엄중하게 보고 있다”, 박범계 “윤 당선인이 모두 소명해야”
윤 당선인이 딸 미국 유학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 논란에 이어 이번엔 현 거주 아파트 자금 관련 의혹에 휩싸였다.
윤 당선인은 2012년 3월29일 경매에 나온 경기 수원시 권선구 A아파트를 단독 응찰해 2억2600만원에 낙찰받았다. 18일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 측이 공개한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근저당권과 전세권 설정이 없는 것으로 보아 현금으로 잔금을 치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어떻게 마련한 현금으로 잔금을 치렀나?’라는 의혹이 일었고, 윤 당선인은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에 살던 아파트를 매각한 자금으로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를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당연히 법무사를 통해 등기했고 그 과정이 다 드러나 있다. 당시 아파트 매매 영수증도 다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 연합뉴스 |
그러나 곽 의원은 “윤 당선인이 1999년부터 14년간 거주한 수원시 영통구 B아파트는 2013년 1월7일 1억8950만원에 매각됐다. A아파트 경매 낙찰 시점보다 약 9개월 후”라고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윤 당선인이 기존 아파트를 판 자금으로 경매에 임했다고 하는데 이는 거짓”이라며 “(9개월의 시차가 발생해) 전에 살던 아파트 매각 대금이 아니라 다른 자금으로 (A아파트를) 경매 취득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윤 당선인 측은 설명자료를 내고 “2012년 1월 경매사이트를 통해 아파트를 2억2600만원에 낙찰받았고, 입찰 보증금으로 입찰 금액의 10%인 2260만원을 냈다”라며 “그해 4월 남은 금액을 정기적금 해지, 가족을 통한 차입, 기존 개인 예금 등으로 충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존 아파트는 2012년 1월 매물로 내놨지만 매매가 성사되지 않았고, 2013년 2월에야 매매가 성사돼 매매금은 가족 차입금을 갚는 데 썼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입장 번복에 대해 “오래된 일이라 기억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 곽상도 “윤미향, 후원금 개인 계좌 3개…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이날 곽 의원은 “윤 당선인은 후원금을 개인 계좌 3개를 통해 받아온 것이 드러났음에도 개인계좌 거래 내역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녀 미국 유학 자금 마련이 어려우면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렸을 텐데, 부동산 담보로 거래한 적도 없는 걸로 봐서 현금 등이 풍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개인계좌로 받은 후원금의 사용처가 수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윤 당선인에 대한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자, 더불어민주당도 적잖게 당황한 눈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은 이날 윤 당선인 문제와 관련해 “당과 깊이 상의하고 있다.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론의 변화가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윤 당선인) 아버지를 (피해자 할머니) 쉼터 관리인으로 했다는 것은 어디서 기거했는지, 월급은 얼마를 받았는지 여부를 떠나 공사가 구분되지 않은 것은 분명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 당선인을 향해 쉼터 구매 논란과 관련해 하루빨리 자세하게 소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딸의 UCLA 거액 유학비를 어떻게 충당했느냐는 의혹이 일자, “남편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살았다가 국가로부터 받은 형사보상금과 손해배상금으로 유학비를 마련했다”고 소명한 바 있다.
실제 윤 당선인의 남편 김모씨는 1994년 10월 일명 ‘남매 간첩단 사건’으로 징역 4년 등 선고받고 복역했지만, 재심을 통해 2017년 5월 대법원으로부터 일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형사보상금 1억9000만원에,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으로 2018년 8900만원을 지급받았다.
윤 당선인은 이렇게 받은 돈을 2018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6학기 동안 딸에게 소요된 학비(6만620달러)와 기숙사비(2만4412달러) 등 8만5000달러를 지불하는 데 썼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참여연대 출신 김경율 회계사는 이런 주장이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당선인 부부가) 2018년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른 채권을 유동화한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으로 2016년 이후 유학 자금 마련했다”면서 “이 순간 이후부터 (정의연 관련) 의혹을 제기하시는 분은 친일 잔존 세력, 적폐, 짐승, 야수에 다름 아니다”며 적었다. 시기상 2년이란 간극이 존재하는 것을 비꼰 것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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