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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장비업체 실적이 급락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개화로 순항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5G 투자가 위축된 결과다. 국내 업체는 물론이고 글로벌 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주요 5개 장비업체 1분기 총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700억원 가까이 줄었다.
KMW 1분기 매출은 775억원, 영업이익은 66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34.4%, 영업이익은 73.4% 하락했다.
서진시스템은 매출 762억원, 영업이익 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4.8%, 63.9% 하락한 수치다. RFHIC는 매출이 전년 대비 40.8% 감소한 206억원, 영업이익은 76.6% 급감한 18억원을 기록했다. 에이스테크와 오이솔루션은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1분기는 통상 투자 비수기로, 이를 감안하더라도 금융권 추정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앞서 증권가는 KMW가 1분기 150억원 안팎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장비업계 실적이 지난해 대비 40% 가량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국내외 5G 설비투자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했다는 방증이다.
1분기 이동통신 3사 설비투자(CAPEX) 금액은 총 1조8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했다. LG유플러스가 전년 대비 978억원(35.3%) 증가한 3746억원을 투자한 반면, SK텔레콤은 전년 동기 대비 247억원(7.5%) 감소한 3066억원, KT는 같은 기간 1452억원(26.3%) 줄어든 4069억원을 투자했다. 이통3사가 상반기 4조원 설비투자를 공언한 것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다.
이통사 관계자는 “1분기 인빌딩 커버리지에 중점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건물주가 개방을 원치 않아 상당 투자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5G 투자도 저조했다. 중국을 제외한 다수 국가가 코로나19로 5G 및 LTE 투자 일정을 늦췄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6월 말 예정했던 민간 광대역 무선서비스(CBRS) 주파수 경매를 연기했고, 유럽도 5G 투자를 유보했다.
이에 따라 에릭슨은 1분기 영업이익은 5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고, 노키아도 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에릭슨과 노키아에 장비와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장비 업체 타격이 불가피했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글로벌 장비업체가 선행 수요를 감안해 장비·부품 주문량을 결정하는데 올해 각국 투자 집행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발주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2분기 이후 시장 상황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과 일본 이통사가 5G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를 시작하고, 중국에서도 ZTE 등이 국내 수주 물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여부가 여전히 주요 변수이지만, 각국 이통사가 당초 계획대로 투자를 이행하고 있다”며 “차츰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통신장비업체 1분기 실적 (단위: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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