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식은 이날 오전 10시 광주 5·18민주광장(옛 전남도청 앞)에서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국가 주요인사, 5·18 유족·시민 등 400여명만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2019년에 이어 취임 후 세번째 5·18기념식에 참석했다.
옛 전남도청 앞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최후 항쟁지로 정부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 이후 처음이다. 국가보훈처는 5·18민주광장은 항쟁 당시 본부였고 광장 분수대를 연단 삼아 각종 집회를 열며 항쟁의지를 불태웠던 역사적 현장임을 감안했다고 했다.
기념식은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국민의례·경과보고·편지 낭독·기념사·기념 공연·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사회는 방송인 김제동씨가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발포 명령자와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헬기사격 등 국가폭력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이제라도 용기 내 진실을 고백한다면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이라면서 "5·18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식전 행사에 상영된 영상은 '26년', '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 등 5·18을 소재로 한 영화의 장면들을 재구성했다. 국민의례 중 김용택 시인이 기념식을 위해 집필한 묵념사 '바람이 일었던 곳'을 문흥식 5·18구속부상자회장이 낭독했다.
경과보고는 예년과 달리 청년 세대가 항쟁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한다는 취지로 5·18유족과 유공자 자녀인 차경태·김륜이씨(대학생)가 맡았다. 기존에는 5·18단체장과 광주보훈청장이 경과를 보고해왔다.
차경태·김륜이씨는 "광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불씨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진실은 결코 바래지지 않으며 정의는 항상 우리 곁에 함께한다. 앞으로도 우리는 진실을 마주하고 정의를 지킬 수 있도록 제대로 배워나가겠다"고 했다.
계엄군에 의해 숨진 5·18희생자 임은택씨의 부인 최정희씨(73)는 '남편에게 전하는 편지'를 낭독했다. 임씨는 1980년 5월 21일 3공수여단의 총격으로 숨졌고 열흘만에 광주교도소에서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기념공연에서는 작곡가 정재일, 영화감독 장민승이 만든 환상곡 '내 정은 청산이오'가 공개됐다. 5·18의 역사적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 담겼으며 영상 시간은 23분이다.
참석자들은 기념식 이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 5월 영령의넋을 기렸다.
한편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행사장 주변에는 울타리가 설치됐고 이 곳에 기념식 주제인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행사장 출입구에서는 사전 배포한 초청장을 확인했으며 참석자들은 초청장 뒷면 자가 진단서 문항(발열·기침 등 의심증상 유무, 해외체류 이력, 확진자 직·간접 접촉)을 작성했다. 참석자들의 체온을 모두 측정했으며 37.5도를 넘는 경우는 없었다.
[광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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