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보수 야권이 확실히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형식적인 측면은 물론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종전과는 확연하게 바뀐 모습이다.
보수 야권 인사가 대거 광주로 향하는 가운데,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 신임 원내지도부는 출범 후 첫 번째 공식 외부 일정으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택했다. 여기에 야권의 차기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유승민 통합당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기념식 하루 전인 17일 광주를 찾아 추모 대열에 동참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기록적인 참패를 당한 보수 진영이 그동안 5·18 망언을 사죄하며 선을 긋고 쇄신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먼저 영남권 출신인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대구 수성갑)가 취임 후 첫 번째 외부 일정으로 '호남의 심장'인 광주 방문을 선택한 게 눈길을 끈다. 정치권에선 영남 정당이란 이미지를 탈피하고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막말 정당'이란 과거 보수의 잘못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드러난다.
주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당 일각에서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모욕하는 발언이 있었고, 아물어가던 상처를 덧나게 했던 일들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다시 한번 5·18 희생자와 유가족, 상심하셨던 모든 국민께 매우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통합당은 단 한순간도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폄훼하거나 가벼이 생각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의 '괴물 집단' '5·18 폭동' 같은 망언을 솜방망이 징계하는 데 그쳐 관련 단체들의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야권의 차기 대권 잠룡도 줄줄이 광주로 향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통합당의 유의동 의원·김웅 당선인과 함께 광주에 위치한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김 당선인은 고향이 전남 순천이다. 유 의원은 참배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 당내 5·18 폄훼 발언에 대해 "통합당 전신인 한국당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며 "(당시) 당이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던 게 정말 아쉽고, 21대 국회가 시작하기 전에라도 저희들이 진심을 담아 사죄를 드리는 노력이 있으면 좋겠다"고 역설했다.
통합당 내 또 다른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원희룡 제주지사도 18일 기념식에 참석한다. 원 지사는 "민주주의를 위한 광주 시민의 저항은 5·18민주화운동으로 국가에 의해 명예롭게 기념됐고, 시민들에게 발포해 생명을 살상한 행위는 문민정부에서 이미 범죄로 심판됐다"며 "진실을 왜곡하고 가해자의 시각에 선 강변은 이제 침묵할 때"라고 지적했다.
17일 안철수 대표 역시 광주를 찾았다. 안 대표는 5·18민주화운동 제40주년 추모제 참석에 앞서 전남 담양을 방문해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조비오 신부 묘역을 참배했다. 그는 "5·18민주화운동은 특정 지역이나 정치 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두의 역사로 만들어야 한다"며 "보수 야당은 아직도 당 내에 잘못된 인식이나 시각이 일부 존재한다면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희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