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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이현호 기자=한국축구 레전드 박지성(39)은 전성기 시절 패트리스 에브라(39), 카를로스 테베즈(36)와 함께 슬기로운 맨유생활을 보냈다. 이 우정에 대해 박지성이 설명했다.
박지성은 16일 맨유 구단 홈페이지에 직접 기고한 글을 통해 맨유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처음 맨유에 입단했을 때 언어 장벽에 부딪혔다. 선수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구단의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열심히 영어 공부를 했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내가 맨유에 정착할 수 있도록 두 명의 선수가 도와줬다. 루드 반 니스텔루이와 에드윈 반 데 사르였다. 반 니스텔루이는 나처럼 PSV 에인트호번에서 생활한 적이 있었다. 반 데 사르는 나와 비슷한 시기에 맨유에 입단한 동료였다. 이들은 네덜란드어와 영어로 내게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에브라가 프랑스 AS모나코에서 맨유로 이적했다. 박지성은 "작은 프랑스인이 나타났다"고 회상하면서 "내가 PSV에서 뛸 때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모나코와 상대했다. 그때 에브라와 맞대결한 기억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지금은 절친 사이지만 그 당시에는 초면이나 마찬가지였던 박지성과 에브라. 박지성은 "처음에는 그렇게 친하지 않았다. 무슨 계기가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우리는 천천히 친해지기 시작했다. 집이 가까웠고 같은 게임을 즐겼다. 서로의 집에 초대해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그러면서 친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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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은 "난 프랑스어를 할 줄 몰랐다. 에브라 역시 한국어를 몰랐다. 우리 모두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다. 축구식 영어가 (우리의 소통에)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에브라는 맨유로 온 뒤 처음 몇 달 동안은 조용하게 지냈다. 그 후에는 선수단 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의 설명에 따르면 에브라는 투머치토커 스타일이다. 그는 "지금은 모두 알지만 에브라는 말이 많았다. 당시 멤버 중에서 리오 퍼디난드, 개리 네빌과 함께 말 많은 TOP3에 들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이들을 TOP3로 지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친구가 합류했다. 박지성은 "2007년에 카를로스 테베즈가 입단했다. 우리 3명은 금세 친해졌다. 이유는 모르겠다. 테베즈는 스페인어를 했고, 에브라 역시 스페인어를 할 줄 알았다. 그러면서 갑자기 친해졌다. 난 스페인어를 모르고, 테베즈는 영어를 못했다. 에브라가 우리 사이에서 통역해줬다. 훈련 후에는 셋이 모여 투터치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각자 언어의 단어 몇 개만 갖고 대화했다. 한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말이다. 가끔씩 나쁜 말도 쓰곤 했다. 내 생각에 테베즈는 영어로 말할 수 있는데도 스페인어만 고집했다"는 게 박지성의 설명이다.
박지성은 "우리 셋은 항상 같이 다녔다. 호텔에서 저녁을 같이 먹고 경기 전에는 워밍업도 같이 했다. 챔피언스리그 원정을 떠나던 비행기나 기차에서도 항상 붙어있었다. 같은 언어로 소통한 건 아닐지라도 항상 행복했다. 의사소통이 확실하진 않았지만 정말 편안했다. 가족보다도 함께한 시간이 더 많았다"며 10여년 전 맨유 시절 우정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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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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