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되는데, 스타벅스는 서울만? … 아직도 헷갈리는 긴급재난지원금

이마트 노브랜드, 중기서 상품 공급받는 점 고려 허용

택시요금, 등록 지자체와 이용가 거주지 같아야 결제 가능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진행되고 있는 14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 자리한 상점에 재난지원금 사용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기하영 기자] "코스트코에선 사용 못 하는데 이케아는 된다는 게 말이 되나요?"

"백화점에 있는 키즈카페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가요?"

13일부터 신용ㆍ체크카드 포인트로 받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시작되면서 사용처를 둘러싼 각종 문의가 카드사로 쏟아지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엊그제부터 사용처를 묻는 콜센터 문의가 급증했다"며 "지역별로 가맹점 여부와 업종 분류를 확인하고 안내하느라 쉴 틈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를 두고 소비자들의 혼란과 불평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초 정부가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한 업종과 제한 업종을 구분해 발표했지만 같은 업종 내에서도 어느 곳은 되고 어느 곳은 안 되는 차이가 있어서다.

소비자 사이에서 가장 논란이 된 매장은 스타벅스다. 스타벅스의 경우 본사가 있는 '서울'에서만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 스타벅스가 모두 본사 직영으로 운영돼 사용처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논의됐으나 최종적으로 '본사 소재지'에 한해 사용 가능 매장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동네상권을 살린다는 재난지원금의 취지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협 하나로마트를 제외한 모든 대형마트ㆍ대형 슈퍼마켓이 사용처에서 제외됐는데도, 대기업이 운영하는 GS더프레시와 이마트 노브랜드는 재난지원금을 받게 해준 조치도 논란이다. 당초 GS더프레시는 신선식품 판매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노브랜드 상품은 주로 중소기업이 생산ㆍ공급한다는 이유에서 사용처에 포함됐다. 이케아의 경우 가구업종으로 분류돼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에 분노한 국내 가구업계가 15일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내 임대매장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형마트 자체는 안 되지만 숍인숍 형태의 임대매장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알려진 상호명과 카드사에 가맹점으로 등록된 명칭이 달라 일어나는 혼선도 있다.

본사 소재지에 따라 재난지원금 사용이 달라지는 건 택시도 마찬가지다. 카드결제 단말기를 갖춘 택시를 이용할 때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지만 이 택시가 등록된 지자체와 승객의 거주지가 같아야 한다. 서울시민이 경기도 택시를 이용하거나, 서울에 직장을 둔 경기도 주민이 직장 주변에서 택시를 탈 땐 쓸 수 없는 식이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들이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를 기존 카드사와 제휴된 아이돌봄포인트 사용처에 준용하다 보니 벌어진 문제라고 설명한다. 신속한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새로운 업종 분류나 시스템을 적용할 시간이 부족했던 탓에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스타벅스나 KTX와 같이 논란이 된 업체의 경우 세부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카드사ㆍ기업들과 협의해 왔으나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제 와서 업종 분류를 바꾸려면 (카드사) 시스템상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고, 기존에 가능했던 곳을 갑자기 제한하면 이미 사용한 소비자들의 결제대금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등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재난지원금 사용은 정부가 정하는 문제라며 유불리에 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도 저마다 업종 분류가 다르다보니 사용처 문의가 오면 하나 하나 확인해 안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사용처를 두고 고객들 사이에서 어디는 되고 어디는 안 된다는 불만이 터져나와도 정부와 고객 사이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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