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지역제한, 이사하면 '원정소비'?
지원목적은 소비진작, 국민 믿고 제한 풀어야
다음 지원금부턴 차등지급, 현금지급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원희룡(제주지사)
긴급재난지원금. 이번 주 월요일부터 신청을 해서 이미 사용하고 계신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사용을 하다 보니까 여러 가지 보완해야 할 점들이 눈에 띕니다. 특히 지원금은 세대주가 거주하는 도나 특별시, 광역시 그 안에서만 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서울이 거주지인 사람은 경기도 가서 못 써요. 그 기준은 3월 29일 주민등록상의 거주지입니다. 이렇다 보니까 3월 30일부터 도나 특별시, 광역시 넘어서 이사하신 분들은 이 지원금 쓰려면 전 주소지로 가셔야 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제일 곤란한 분들이 제주도로 이사간 분들. 비행기나 배 타고 나와야 되는 상황이 된 거죠. 결국 원희룡 제주지사가 제안을 하나 냈는데요. 직접 들어보죠. 원희룡 지사님, 안녕하세요.
◆ 원희룡>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제 정부에다가 ‘사용지역 제한을 좀 풀어달라’ 직접 제안을 하셨다고요?
◆ 원희룡> 네, 공문으로 건의를 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상황은 경기도 사는 사람이 바로 옆인 서울 가서 못 쓰는 거고 마찬가지로 제주도 사는 사람이 부산 가서 못 쓰는 거고, 그런 거죠?
◆ 원희룡>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3월 29일 이후로 주소지를 제주로 옮긴 분, 이사한 분들이 몇 명이나 됩니까?
◆ 원희룡> 지금 나간 분, 들어온 분 해서 한 7000명 정도가 돼요. 그런데 제주도가 전국에 한 1% 안팎이거든요. 그래서 거주 이전의 자유가 있고 어차피 다 통계적으로 이사를 갈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전국적으로 한 70만명 정도가 3월 29일 이후에 주소 변동이 있으신 분들일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3월 29일이면 지금 벌써 한 달 반전이니까 ‘한 달 반 동안 전국에서 주소지 옮긴 분들, 이사한 분들이 한 70만 명으로 (추정 된다), 그 분들은 다 쓰려면 다 좀 난감한 상황에 처했을 것이다?’
◆ 원희룡> 원정 소비를 하라는 건데 너무나 불합리하죠. 이 점은 정부에서도 저희가 건의를 하니까 이건 바로 수긍을 해서 실무적으로 개선 방법을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이사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사용지역을 변경해주는 방안)?
◆ 원희룡> 네. 이의신청도 예전 주소지 가라 이렇게 하니까 더 황당한 거죠.
◇ 김현정> 아, 이의신청하기 위해서도 전 주소지로 가야 돼요?
◆ 원희룡> 그러니까요.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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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아니, 요새 IT가 얼마나 잘 발달해 있는데 그렇게 해야 되나요?
◆ 원희룡> 워낙 급하게 하다 보니까 조금 놓친 거겠죠. 그래서 이건 고치면 되는데 고치는 김에 이것뿐만 아니라 제주도에서는 이미 5월달에 1차 지원분을 현금으로 지급을 했었거든요. 저희가 토론도 많이 했는데 그리고 지금 정부에서 상품권, 선불카드 쭉 지급하는 것들을 저희가 지자체에서 실무를 집행을 하고 있잖아요.
이렇게 하다 보니까 지금 주소 이전한 분 문제뿐만 아니라 원래의 제도의 목적이나 효과, 이런 부분에서 문제가 이미 많이 발견이 되고 앞으로 더 많이 나올 것 같아요. 그래서 정부에서 물론 지역상권 활성화라든지 뭐 여러 가지 정책 목표를 가지고 하고 있는 건 이해는 하고 있습니다마는 이번 기회에 전반적으로 검토를 해서 현재도 부분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은 현금 지급이라든지 지역 제한을 풀고요.
왜냐하면 이미 이번 정부의 재난지원금도 기초생활수급자 또 장애인연금, 기초노령연금으로 정부에서 관리하는 통장으로 현금을 기존에 받아오신 분들은 지금 다 현금지급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런 분들은 무엇이 지금 긴급하고 절실한지 잘 알고 알아서 잘 씁니다. 특히 이 정부에서는 생필품만 써라, 이건데 생필품은 이미 다 있고 예를 들어서 보일러가 고장나 있다든지 아니면 우리 아이들 당장 교육비에 지출하는 이런 부분이 없다든지 이럴 수가 있기 때문에 원래는 소득이 단절되거나 소득이 줄어들어서 가계 지출에 위험에 처한 가정들에게 지금 긴급지원을 하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정말 불이 나 있거나 가뭄이 극심한 그곳에만 자원을 집중하라는 거라면 현금을 지급해도 알아서 다 잘 썼을 텐데. 이게 못 받는 사람은 우리는 뭐냐? 이러다 보니까 그러면 전 국민에게 주다 보니까 당장 생계나 소득에 위험이 없는 가구들에도 돈이 가다 보니까 이 사람들 돈을 혹시 저축하거나 주식투자를 해 버릴까 이럴까 싶어서 지역상권으로 소비하도록 사후적으로 강제를 하고 있는 거란 말이죠.
◇ 김현정> ‘현금으로 줬을 때 다 저축해버리거나 이걸로 주식투자 해버리면 그러면 사실 경기부양 효과가 없으니까 반드시 8월 30일까지 다 소비해라’ 해서 지금 카드로 주고 지역상품권으로 주고 그러는 거거든요.
◆ 원희룡> 그래서 원래 정말 소득 위험에 처한 분들에게 금액을 2배, 3배를 더 줬으면 더 잘 썼을 거예요. 여러 지역의 여러 업종에 골고루. 그런데 지금은 전 국민 100%를 주다 보니까 갑자기 여윳돈이 생긴 분들은 사치품으로 쓰거나 아니면 지금 저축을 할 수가 있는데 이분들에게는 사실은 정부는 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기 때문에 기부를 해라 지금 이렇게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어느 하나가 전적으로 옳고 틀린 건 아닌데 정부가 소득 위험에 처한 가구에 그러니까 위험에 비례해서 지원하는 긴급재난지원의 본질에 충실한다고 한다면 앞으로는 정말 소득이 위험한 가구들에게 더 많이 주고 그것을 가급적 현금으로 줘야 생필품뿐만 아니라 필요한 부분에 쓰게 되고요.
◇ 김현정> 지금 주장하시는 바가 이번에 신용카드라든지 체크카드, 지역상품권으로 현금 아닌 것으로 주다 보니 ‘정말 생계가 어려우신 분들은 이거 가지고 써야 될 곳이 굉장히 다양하고 혹은 저축도 했으면 좋겠는데 그분들은 못하시고 또 넉넉한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그걸로 딱 필요한 게 아닌데도 써버리고 이렇더라?’
◆ 원희룡> 그렇죠.
◇ 김현정> 그러니까 ‘다음번에 또 긴급재난지원금을 주게 되면 차등 지급을 좀 하자 이 말씀이시고 중산층 이하, 취약계층이라든지 중산층 이하 계층에게는 현금으로 주자’ 이 말씀 하시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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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그렇습니다. 이번에는 전 국민을 줬고요. 그다음, 또 하나 문제점이 저희는 현장에서 저희들이 실제로 확인한 문제점들을 정부에다 지금 건의를 하는 거예요. 뭐 이미 진행되고 있는 거 지금 갑자기 다 바꾸자는 게 아니고.
그래서 특히 지금은 지역상권의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를 뒀는데요. 이게 특정 상권과 업종에 쏠려요. 그래서 다들 상인들은 혹시 우리 가게로 지금 손님들이 오지 않을까 해서 기대에 부풀어 있는데 그런 부분에 그나마 가뭄에 단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지만 예를 들어서 동네 슈퍼는 가는데 옆에 빵집은 안 간다든지 그러면 현재 자영업자들 중에 타격을 입은 곳이 생필품 가게도 물론 타격을 입었겠지만 그밖에 서비스 업종들이 지금 사실은 대면접촉이 사실상 중단되다 보니까 그쪽이 초토화돼 있는 거거든요.
그러면 이 서비스 업종으로 가는 것들도 여러 가지 우리 정말 지금 쓸 돈이 없어서 어려운 서민, 취약계층들 중심으로 이걸 주면 사실상 지역상권이나 중소상인들 매출을 올리는 데도 좀 더 폭이 넓게 효과가 갈 수가 있겠다. 그래서 제주 같은 경우에는, 제주도는 그 중간소득 이하 분들에게 현금으로 지급을 하니까 뭐 상품권을 할인한다든지 아니면 특정 가게에 쏠리는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다음번에 또 중앙에서 이렇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주게 될 경우에는 중간 정도 뚝 잘라서 그 아래쪽 분들한테는 현금으로 좀 주시라. 그러면 저축할 돈이 어디 있어요. 이분들 사실 다 쓸 텐데 쓰고 싶은 곳에 마음껏 쓸 수 있게 해 달라’ 그 말씀 맞죠?
◆ 원희룡> 중간도 좋고 70%도 좋고요.
◇ 김현정> 제가 좀 하나 질문드리고 싶은 건 뭐냐면 ‘이사한 분들에게만 사용 지역 제한 푸는 게 아니고 아예 사용 지역 제한에 대해서, 품목은 모르지만 지역 제한에 대해서는 아예 다 풀자’라는 주장도 더러 있어요.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원희룡>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그러면 이거 수도권에 쓰지 않겠느냐 온라인 가서 쓰지 않겠느냐 이렇게 하는데 일단 현재 지원의 본질은 뭐냐면 소득이 줄어든 계층, 위험 가구들에게 일단 쓸 돈을 우리가 실탄을 장전해 주는 거거든요. 그러면 그 쓰는 것은 일일이 여기 가서 쓰고 저기 가서 쓰고 무슨 아이들 용돈 관리하듯이 하지 말고 국민을 믿고 하고요.
그다음 지역 상권 살리는 것은 우리 지자체마다 상품권 발행도 있고 특히 중앙정부에서 지원해야 될 것은 이 중소상공인들과 지역경제에서 고정비용, 매출은 없는데 전기세, 수도세, 물류비 다 나가고 있잖아요. 그리고 고용유지하려니까 직원 월급 주자니 돈이 없고 자르자니 또 눈물 나고 이런 것들 때문에 오히려 지역경제와 중소상공인들에게 고정비용에 대한 지원과 그 부분에 대한 역시 현금 지원을 직접 해 주는 게 가장 확실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계속 현금 강조하고 계시고
◆ 원희룡> 상인들에게도. (상인들도) 매출이 없고 고정 비용이 나가기 때문에 지금 그래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원을 했거든요. 그래서 정책 효과를 노리면 거기에 충실한 지원을 직접적으로 해야지 막연하게 지역상품권을 하면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고 하지 않을까 하는데 막상 현장에서 보니까 거기에 투입되는 재원에 비해서 효과는 뭐랄까요, 약간 형식적인 효과 쪽이 더 큰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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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이건 원희룡 제주지사가 현장에서 느끼고 지금 취합한 얘기들을 하시는 것 같아요. 뭐 다르게 또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마는 일단 원희룡 지사는 그런 부분들을 보신 거고 ‘적어도 지역 제한은 좀 풀자’라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 문자도 꽤 많이 들어옵니다. 이게 사실 소비자뿐만 아니라 판매자의 경우도 사업자등록지가 기준이 되다 보니까 예를 들어서 주 판매지는 서울인데 사업자 등록지를 경기도로 해 놓는 경우들이 많다 그래요. 조그마한 회사는 특히 그런 경우가 많다 보니까 이런 가게에서는 서울시민들이 지원금을 못 쓴다면서요?
◆ 원희룡> 그렇죠.
◇ 김현정> KTX도 그래요? KTX도 본사가 대전이어서 서울에서 부산 가는 KTX 열차를 1000명이 탑승한다 치면 그중에 대전시민만 지원금으로 KTX 탈 수 있다, 이것도 맞습니까?
◆ 원희룡> 다 이게 서류상의 형식적인 걸 따져서 지역으로 억지로 매칭을 하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유흥업소 제한, 대기업 제한, 이건 그대로 묶되 지역 제한은 좀 다 푸는 게 어떻겠느냐’는 데 대해서 원희룡 지사도 동의하세요?
◆ 원희룡> 동의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거예요. 제가 현금으로 주라는 건 지폐를 새서 나눠주라는 얘기가 아니라 현금성으로 통장에 넣어주든지 저소득층은 통장에 넣어주면 알아서 쓸 거고요. 예를 들어서 그것보다 상위층들에게는 예를 들어서 용처가 제한돼 있는 카드 적립을 시켜준다든지 실무적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 김현정> 사용 제한 지역을 좀 풀자는 의견들이 꽤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지사님은 최소한 중산층 이하에 대해서는 현금으로 주자라는 부분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계신 것 같은데.
◆ 원희룡> 현금을 주면 지역제한도 자동으로 풀리거든요. 국민들을 믿고 가장 절실한 사람들이 지금 긴급한 필요에 쓸 수 있도록 하자. 특히 그게 하위층으로 갈수록 그게 더 절실하다라는 거죠.
◇ 김현정> 일단 정부, 중앙정부에 제안하신 것은 ‘3월 29일에 이사하신 분들, 이분들 문제 해결해 달라 제안하신 거고 그 외에 이러이러한 보완점들 좀 해 주십시오'라는 제안 오늘 건네셨어요.
◆ 원희룡> 그거 이미 공문으로 다 제안을 했습니다.
◇ 김현정> 현금(지원)도 공문으로 제안하셨어요?
◆ 원희룡> 네, 그래서 3월 29일 이사에 따른 문제는 정부에서도 아, 이건 즉각 고쳐야 되는 문제다, 이런 반응이고요. 나머지는 그래, 고민을 좀 같이 해 보자 이런 정도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마 긴급재난지원금이 이번에만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보완책들은 여기저기서 보내주시면 저희도 소개하고 여러분과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원희룡 지사님 고맙습니다.
◆ 원희룡>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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