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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TV라도 틀면 경비 XX가…" 넷 중 한 명꼴 갑질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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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비원에 대한 갑질을 넘어서 범죄라고 부를 만한 이런 일들은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경비원 4명 가운데 1명이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하는데,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잠시 분노하기보다는 이제는 법을 바꿔서라도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내용은 전연남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병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수년째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는 A 씨, 고 최희석 씨 죽음이 남 일 같지 않습니다.

[경비원 A 씨 : 오죽했으면 그냥 그 힘든 길을 그렇게 택했을까 생각하니까, 저도 좀 눈물이 나더라고요. (주민이) 다리 꼬고 앉아서 '야 커피나 한잔 타라, 응 네가 탄 게 맛있더라'….]

겨우 잡은 일자리라 힘들더라도 그만두기도 쉽지 않습니다.

[경비원 A 씨 : 항상 이렇게 저는 이력서 같은 거를 써서 이렇게 여기저기 내볼까 하고 (들고 다녀요.) (그만두면) 들어갈 데도 없고 지금 많이 힘든 세상이라….]

다른 경비원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경비원 B 씨 : 난 내 자신이 머슴이라고 생각해요. 혹시 TV라도 조금 틀면 경비 XX가 일은 안 하고 TV나 쳐다보고 있다고….]

[경비원 C 씨 : 여기다 (차를) 대놓고 갑질하는 거예요. 대형차 들어오면 자기한테 얘기하라 이거예요, 자기한테. 일일이 다 나열할 수 없어요.]

전국의 아파트 경비원 4명 가운데 1명은 입주민으로부터 비인격적 대우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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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주민의 경비원에 대한 갑질 배경에는 열악한 고용 구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10명 중 9명이 간접고용 형태라 입주자대표회의가 경비원이 소속된 용역업체를 바꾸면 계약 기간이 남았지만 아무 보상 없이 해고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또 10명 중 2명꼴로 3개월 단위 근로계약을 이어가고 있어 입주민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계약 해지를 우려해 따지거나 신고하기가 어렵습니다.

[안성식/노원노동복지센터 : 고용을 안정적이게 만드는 게 선결적인 과제고요. 직장 내 괴롭힘 법을 아파트의 경우 입주민까지 확대해서 적용하는 법 개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비원 A 씨 : 그냥 지나가다가 서로 그냥 수고하십니다 하고 한 마디가 참, 그 외에는 (바라는 게) 없을 것 같아요.]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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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연남 기자(yeon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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