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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오로지 재미로"… 조여 오는 수사망에 입 연 'n번방' 갓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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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부터 유사 범행, 피해자만 50여 명" / 휴대폰 들이밀자 범행 일체 자백

완전 범죄를 자신하던 텔레그램 ‘n번방’ 개설자 ‘갓갓’(대화명) 문형욱(25)이 조여 오는 경찰의 수사망에 결국 범행 일체를 인정했다. 문씨는 아동청소년보호법 등 본인에게 입혀진 9개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는가 하면 5년 전부터 범행을 저지르고 피해자가 50여명에 이른다는 진술도 털어놨다.

세계일보

경북지방경찰청은 지난 13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전날 구속된 문형욱의 이름과 나이, 얼굴(사진)을 공개했다. 경북지방경찰청 제공





경북경찰청은 14일 언론 브리핑에서 “문씨를 지난 12일 검거하고 공범 4명 중 3명을 구속했다”며 “성 착취물을 유포하거나 소지한 160명도 붙잡았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문씨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번에서 8번까지 번호를 붙인 통칭 ‘n번방’을 12개나 만들었다. 문씨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피해자들에게서 받아낸 성 착취물을 ‘n번방’에 배포했다. 문씨가 배포한 사진과 영상은 3000여개에 이른다. 현재까지 경찰이 성 착취물을 분석해 확인한 피해자는 36명으로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10명이다.

경찰은 디지털분석기법으로 문씨를 특정해 소환 조사를 했다. 문씨는 수사 초반에는 “성 착취물을 다운받은 적이 있지만 갓갓은 아니다”라며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이 장기간 수집한 수사 자료와 압수한 휴대폰을 들이밀자 입을 열기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씨가) 2015년에 사용한 휴대폰을 확보하자 본인의 범행에 대해 (경찰이)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백을 했다”고 설명했다.

문씨와 ‘박사방’ 조주빈(25)의 범행에는 큰 차이가 있다. 바로 범행 동기다. 조씨가 유료회원 입장료로 받은 가상화폐를 환전하는 방법으로 범죄 수익금을 은닉했다면 문씨는 오로지 재미로 범행을 벌였다. ‘n번방’의 시초인 1번방을 만들 당시에도 입장료로 90만원어치의 문화상품권을 받아 49만원은 피해자들에게 줬다. 문씨는 직접 성폭행에 가담하지 않았다.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공범들에게 성폭행과 성 착취물 제작 등을 지시했다.

문씨에 대한 여죄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범행 기간은 2018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다. 문씨는 “2015년 7월부터 유사범행을 시작했고 피해자 수가 50여명이다”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문씨가 2017년부터 보육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사실을 확인해 유사 범행 여부도 조사 중이다.

세계일보

김희준 경북지방경찰청 제1부장이 14일 오전 경북경찰청 참수리홀에서 텔레그램 n번방 개설자인 ‘갓갓' 문형욱(24)에 대한 수사사항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 관계자는 “성 착취물을 유포하거나 구매 또는 소지한 피해자들에 대해 끝까지 추적 수사를 한다”며 “피해자 조사 시에는 가명 조서를 사용하고 비밀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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