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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단독]행방 묘연했던 '갓갓', 검거 직전까지 거리 활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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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 한창일 때

자택 인근에서 지인들 목격담

조주빈 검거 이후 돌연 휴학 의사

아시아경제

'n번방' 최초 개설자 '갓갓' 문형욱(24)의 대학 재학시절 사진(좌)과 고등학교 졸업 사진(우)/사진=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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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이정윤 기자] 신상정보가 공개된 텔레그램 'n번방' 최초 개설자 '갓갓' 문형욱(24)은 경찰에 붙잡히기 직전까지도 거리낌 없이 바깥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14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문씨는 지난 9일 체포되기 직전까지 수시로 외부에 나가 개인 용무를 보거나 지인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에 대한 검거 소식이 들려오지 않자 일각에선 문씨가 경찰을 피해 잠적하거나 도피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된 바 있다.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자신에 대한 수사망이 좁혀 가는 상황에서도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했었다고 한다. '범행 과정에서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라는 말을 주변에 여러 번 하는 등 자신감의 발로로 보인다. 문씨는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달 10일 페이스북 계정에 서울역에서 촬영한 듯한 사진을 올리기까지 했다. 당시 그는 이 사진을 자신의 계정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하고 "서울역에 짱 숙자(노숙자의 은어) 많음. 자고 싶다. 옆에서 잘까"라는 게시글을 올리는 대담성을 보였다.


경기도에 있는 문씨의 자택 인근에선 그를 목격했다는 지인들의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문씨와 초ㆍ중학교를 함께 다녔다는 A(24)씨는 "최근 동네 도서관 앞에서 문씨를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지인 2명과 함께 있는 것을 봤다"면서 "이야기 중이라 따로 인사를 하거나 말을 건네진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문씨는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가는 와중에 n번방 관련자들의 검거 소식이 들려오자 불안한 심리상태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박사방’을 운영해온 조주빈(24)이 검거된 이후엔 졸업을 앞둔 상황에서 돌연 학교에 휴학 의사를 밝히는 등 체포를 예상이라도한 것처럼 행동했다. 절대 검거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가 자신과 비슷한 범행을 저지른 이들이 차례로 검거되자 심리적 동요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 문씨는 졸업 필수학점 170학점 중 135학점을 취득해 나머지 학점을 채우고 졸업작품전만 마무리하면 내년에 졸업이 가능했다. 그러나 휴학 의사를 밝힌 이후 학교와도 연락이 두절됐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문씨는) 체포되지 않으리라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편으로는 잡힐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었겠지만 경찰 추적이 어려운 조건인 것을 본인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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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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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문씨의 범죄사실과 체포 경위 등을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경북지방경찰청은 문씨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공범을 모집하고 피해자를 성폭행하도록 지시하는 수법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ㆍ유포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문씨의 신원을 특정한 경찰은 그동안 수집 분석한 디지털 증거를 토대로 문씨에게 자백을 받아냈다. 문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 착취물을 다운받은 적은 있으나 자신이 갓갓은 아니라고 범행을 부인하다가 경찰이 제시한 증거에 결국 범행 일체를 실토했다.


경찰은 "향후 문씨의 여죄와 공범, 범죄수익 등을 철저히 밝힐 예정"이라며 "관계기관과 협업해 성 착취물 삭제 차단과 상담 및 보호기관 연계 등 피해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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