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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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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걱정" "돈 걱정" 엇갈리는 MLB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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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MLB)의 7월 개막에 대해 선수들도 혼란에 빠졌다. 텍사스 지역 기반의 댈러스모닝뉴스가 선수들을 인터뷰하며 이 문제를 부각하고 있다.

중앙일보

미네소타에서 뛰다 지난겨울 텍사스로 이적한 카일 깁슨.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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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스모닝뉴스는 14일(한국시각) 'MLB가 돈 문제를 걱정하는 동안,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들은 내재한 위험에 대해 염려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이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경제 이슈에 함몰돼 MLB 개막을 추진하는 건 무리라는 일부 선수들의 의견을 전한 것이다.

텍사스 투수 카일 깁슨은 "우리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우리는 아직 코로나19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한다. 우리는 좋은 계획을 세우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깁슨은 세 아이를 키우는 데다, 지난해 대장염을 앓은 탓에 감염병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직장암 치료를 받은 적 있는 토니 비슬리 코치는 "(MLB가 개막하면) 일을 하러 가겠지만 조심스럽다. 주변의 여러 상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7월 개막을 반대하지 않았지만, 구단 구성원으로서 나름대로 신중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 기사는 미국내 코로나19 확산 세가 꺾이기 않는 점을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이 호텔 생활을 하며 장거리 이동을 하는 걸 걱정하고 있다. 이 매체는 지난 9일에도 추신수(38)와도 인터뷰를 했다. 그는 "야구가 너무 그립다. 그러나 내 건강과 가족이 위험에 빠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 안전하게 뛰고 싶다"고 말했다.

MLB 사무국은 7월 첫째 주 개막을 목표로 선수노조와 협상 중이다. 예년처럼 팀당 162경기가 아닌 82경기만 치르기로 했고, 30개 팀을 동부·중부·서부지구로 나눠 배치하기로 했다.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르지만 '단축 리그'라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MLB 사무국은 선수노조와 연봉 삭감을 논의하는 걸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지난 3월 MLB 사무국은 5월 말까지의 선수 급여를 선지급(총 1억7000만 달러·2080억원) 했다. 6월부터는 경기 수에 따라 연봉을 일할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6월 개막이 불가능해진 만큼 선수들의 손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구단들은 선수 연봉의 추가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계약한 연봉을 전액 지급할 수 없고, 수입의 50%를 선수들에게 나눠주겠다는 것이다. 선수노조는 "사실상의 샐러리캡(연봉 총액 제한)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MLB의 경제 손실은 이미 가시화했다. AP통신은 '마이애미 말린스 구단이 운영 부문 직원 90~100명을 일시 해고할 예정이다. 운영 부문 전체 직원의 40%에 해당하는 인원'이라고 14일 보도했다.

MLB 선수들이라고 안심할 순 없다. 6월 이후 급여 지급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MLB에서도 고액 연봉자들은 괜찮겠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시즌 개막을 주장하는 저연봉 선수들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7월 개막을 주장하는 구단들과 이해를 같이한다.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정규시즌 운영 방안에 대해 앞으로 2주간 논의할 예정이다. 며칠 전까지 돈 문제만 해결하면 다수의 선수들도 사무국과 구단을 지지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반대 입장의 선수들이 "이건 안전의 문제"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 개방을 앞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미국 사회의 현주소가 '꿈의 리그'라는 MLB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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