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갓’ 문형욱, 보육기관 사회복무요원 근무…경찰 추가 수사

문형욱 “2015년 7월부터 유사범행… 피해자 50여명” 진술

성착취 대화방의 시초격인 ‘n번방’을 만든 ‘갓갓’(대화명) 문형욱이 2017년 보육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추가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아동성착취물 제작·배포 등의 혐의를 받는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문형욱. 경북지방경찰청 제공

경북경찰청은 10일 텔레그램 ‘n번방’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을 받는 ‘갓갓’ 문형욱(24·대학생)이 지난 2017년 보육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다고 밝혔다.

문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5년 7월부터 유사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문씨는 텔레그램 대화방 10여개를 개설해 아동과 청소년을 상대로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고 유포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모두 10명이지만, 문씨는 피해자 수가 50여명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2017년 보육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이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문씨는 2018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자신의 신체 노출 사진을 올리는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했다. “경찰에 신고됐는데 도와주겠다”며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 정보를 확보한 뒤 피해자들을 협박, 신체노출 사진에서 차츰 수위를 높여가며 성 착취물을 만들어 유포했다.

문씨는 범행 초기 대화방 입장료 명목으로 90만원 상당 문화상품권을 받았으나, 직접 사용하면 경찰에 잡힐까봐 사용하지 않고 모두 피해자들에게 줬다고 진술했다.

‘갓갓’ 문형욱이 지난 12일 오전 경북 안동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 안동지원에 도착하는 모습. 뉴시스

문씨는 공범을 SNS로 모집해 피해자를 상대로 성폭력을 하도록 지시하는 방법으로 성착취물을 만들고 유포했다. 경찰은 이에 가담한 공범 4명을 검거해 이 중 3명을 구속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해 3월 내사에 착수, 국제공조 수사 등을 통해 문씨를 피의자로 특정했고, 지난 9일 긴급체포했다. 문씨는 성착취물을 내려받은 적은 있으나, 자신은 갓갓이 아니라고 부인하다 경찰이 수집, 분석한 증거를 토대로 추궁하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여죄와 공범, 범죄수익 등을 철저히 밝힐 방침”이라며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과 협업해 피해자를 보호하고, 성 착취물을 유포하거나 구매·소지한 피의자에 대한 수사도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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