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계' 접근해 피해자 협박
공범 모집한 뒤 성폭행 지시도
"잡히지 않는다" 허세 부렸지만
경찰 끈질긴 추적에 범행 실토
피해자 최소 50여명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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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디지털성범죄 관련 경찰 수사의 정점으로 꼽힌 최초 '텔레그램 n번방' 개설자 '갓갓' 문형욱(24)의 범행 수법은 계획적이고 치밀했으며, 잔혹하기까지 했다.
이 사건을 수사해 온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문씨가 범행을 시작한 시기는 2018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 일명 '일탈계' 등에 자신의 신체노출 사진을 게시한 아동·청소년들에게 접근했다. 문씨는 "신고가 됐는데 도와주겠다"고 접근해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탈취했다.
잔혹한 성 착취 범행은 이 때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신체 노출사진 등을 요구하던 문씨는 차츰 수위를 높여가며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유포하기 시작했다. 2019년 2월 '1~5번방'을 시작으로 같은 해 7월 '6~8번방'을 개설했다. 'n번방'이 아닌 별도의 대화방까지 10여개의 텔레그램 대화방을 만들어 성 착취물을 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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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씨의 범행은 단순 협박에 그치지 않았다. SNS를 통해 공범을 모집한 뒤 피해자를 성폭행하도록 지시하고, 성 착취물 제작하는 방법까지 자행됐다. 범행 초기에는 대화방 입장료 명목으로 9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받아 모두 피해자들에게 주면서, 경찰에 검거될 것을 우려해 자신이 직접 사용하진 않았다.
문씨는 줄곧 "나는 잡히지 않는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쳐 왔다. 하지만 경찰의 끈질긴 추적에 결국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지난해 3월부터 문씨를 추적했고, 1년여 만에 그를 특정하는데 성공했다. 문씨는 처음 경찰 조사에서는 성 착취물을 다운만 받았을 뿐 갓갓은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경찰이 그간 수집·분석한 디지털 증거를 토대로 추궁하자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문씨는 이달 9일 긴급체포된 데 이어 12일 구속됐다.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성 착취 피해자는 10명이다. 경찰은 문씨로부터 피해자가 50여명이라는 진술을 확보하고 추가 피해자를 확인하는 한편, 보호·지원 연계 활동을 계속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성 착취물을 유포하거나 구매·소지한 피의자들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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