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방경찰청, 오늘 갓갓 수사 브리핑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미성년자 등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최초 '텔레그램 n번방' 개설자인 '갓갓' 문형욱(24)이 10여개의 대화방을 개설해 범행한 사실이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범행은 매우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이뤄졌다.
김희중 경북지방경찰청 1부장은 14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갓갓' 문형욱을 검거해 이달 12일 구속하고 그간 수사를 통해 공범 4명을 검거했다"며 "성 착취물을 유포하거나 소지한 160명도 검거하는 등 현재까지 관련해 총 16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문씨는 2018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아동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제작·강간·유사성행위·음란물배포·음란물소지,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대한 성희롱, 정보통신망법상 침해행위, 강요·협박 등 9개에 달한다.
경찰 조사 결과 문씨는 성 착취물 유포를 위해 지난해 2월 '1~5번방'을, 같은 해 7월에는 '6~8번방' 및 별도의 대화방을, 같은 해 8월 및 올해 1월 또 다른 대화방을 개설하는 등 총 10여개의 텔레그램 대화방을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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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씨의 범행은 매우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이뤄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일명 '일탈계' 등에 자신의 신체를 노출한 사진 등을 게시한 아동·청소년들에게 "신고가 됐는데 도와주겠다"고 접근해 SNS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탈취했다. 이후 피해자들을 협박해 신체 노출 사진을 요구하다가 수위를 높여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n번방을 통해 유포했다. 특히 공범을 모집한 뒤 피해자를 성폭행하도록 지시해 성 착취물을 제작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문씨는 범행 초기 n번방 입장료 명목으로 9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받아 모두 피해자들에게 전달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직접 사용하면 경찰에 검거될까봐 사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해 3월 여성가족부 산하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내사에 착수, 올해 4월 문씨를 특정했고 이달 9일 소환조사 중 긴급체포했다. 문씨는 당초 "성 착취물을 내려받은 적은 있으나 갓갓이 아니고, 성 착취물을 제작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으나, 경찰이 수집·분석한 디지털 증거를 내밀며 추궁하자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김 1부장은 "문씨의 여죄와 공범, 범죄수익 등을 철저히 밝히고 관계기관과 협업해 성 착취물 삭제·차단, 상담 및 보호기관 연계 등 피해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피해를 당했음에도 신분노출이 우려돼 망설이는 피해자는 적극적으로 신고해 유관기관의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성 착취물을 유포하거나 구매·소지한 피의자들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하는 등 디지털성범죄 척결을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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