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운영한 대학생 '갓갓' 문형욱, 피해자 어머니 협박

경찰, 심의위원회 열고 신상공개 결정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갓갓' 문형욱./사진=경북경찰청 제공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 동영상을 만들고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n번방'을 운영해온 '갓갓'(대화명)이 대학생 문형욱(25)으로 밝혀진 가운데, 자신이 지시했다고 시인한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과 관련 "피해자 어머니를 협박했다"고 추가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 조사에서 문형욱은 'n번방' 운영 관련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형욱은 과거 자신의 지시를 받은 남성 A 씨가 한 광역시의 중심가에서 미성년자 B양을 성폭행한 사건에 대해 "B양의 어머니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접근해 협박했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 씨가 성폭행을 저지른 뒤 B양의 어머니가 이를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메시지를 보내 협박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문형욱에게 형법상 협박 혐의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문형욱은 당시 SNS에서 만난 A 씨에게 "B양은 내 노예이다. 만나서 마음대로 다해도 된다"고 제안했다.

이뿐만 아니라 문형욱은 B양의 성 착취 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로 전송하도록 협박한 뒤 이를 텔레그램 'n번방'에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문형욱은 지난 9일 오전 경찰에 소환돼 10시간가량 조사를 받았으며, 조사 과정에서 "내가 갓갓이다"라고 자백했다.

경찰은 문형욱에 대해 11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12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경찰은 13일 오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갓갓' 문형욱에 대한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위원회는 "피의자의 신상공개로 인한 피의자 인권 및 피의자의 가족, 주변인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 등에 대해 충분히 검토했으나 범행 수법이 악질적 반복적이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라면서 "국민의 알 권리와 동종범죄의 재범방지 등을 종합적으로 심의해 성명과 나이·얼굴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오는 18일 문형욱을 검찰에 송치할 때 그의 얼굴을 마스크나 모자로 가리지 않을 예정이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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