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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갓갓' 문형욱의 섬뜩한 두 얼굴···학교선 '내성적이고 착실' 온라인선 '성착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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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텔레그램 내 미성년자 성착취물 대화방인 ‘n번방’ 최초 개설자 ‘갓갓(대화명)’의 신상이 공개됐다. 갓갓은 경기 안성에 사는 대학교 4학년생 문형욱(1995년생)으로 밝혀졌다. 문형욱은 일상생활 속에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내성적이지만 성실하다’고 평가 받는 평범한 건축학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문형욱 다니던 경기도 안성 소재 4년제 대학교 학생들은 문형욱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었다고 전했다. 동문 가운데 끔찍한 성범죄 피의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불쾌감도 감추지 못했다.

학교 관계자 및 주변인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문형욱은 평소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어 주변과 크게 문제를 일으키는 편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리 등 별도 외부 활동로 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학생 논문 발표대회에서 학과 교수 및 동기들과 ‘○○ 일대 골목길에 대한 개선방안’이란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며 주변으로부터 ‘착실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문형욱과 같은 학과에 속한 한 학생은 “경찰이 신원을 공개하기 전부터 학교 내에선 암암리에 문형욱이 ‘갓갓’이라는 소문이 돌아 이미 알고 있었다”며 “같은 과에 그런 파렴치범이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문형욱은 졸업을 1년 앞둔 예비 취업 준비생으로 졸업작품전 등의 참가를 준비해야 했지만 얼마 전 담당 교수에게 돌연 휴학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지난달 지도교수와의 면담 과정에서 “개인 사정으로 졸업 과정을 1년 뒤로 미루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형욱이 휴학을 결정한 시기는 텔레그렘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이 구속된 무렵이다. 지난 4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서울역 사진을 올리며 어디론가 잠적할 것을 암시하듯 “서울역에 짱 숙자(노숙자) 많음. 자고 싶다 옆에서 잘까”라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문형욱이 우리 학교 학생이라는 소식이 온라인을 통해 전해지며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내에서도 충격이라는 반응과 함께 불만 사항이 속출하고 있다”며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수사에 협조하면서 학생 상담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문형욱 개인에 대한 징계 절차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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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북지방경찰청은 13일 오후 1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전날 구속된 문형욱의 이름과 나이, 얼굴(사진)을 공개했다. 문형욱은 지난해 2월쯤 텔레그램에 1번부터 8번방까지 8개의 성착취물 대화방을 개설해 운영했다. 이곳에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 여성의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외에 아동복지법 위반, 강요, 협박 혐의도 있다.

또 문씨는 이번 수사 과정에서 2018년 12월 대구 여고생 성폭행사건도 자신이 지시했다고 스스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이모(29)씨는 성명 불상자에게 소개받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A(16)양을 만났고, 성폭행을 저지르며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성명 불상자에게 보냈다. 이 영상은 n번방에서 처음으로 유포됐다.

앞서 경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그의 공범 ‘부따’ 강훈(18), ‘이기야’ 이원호(19)의 신상을 공개한 바 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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