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전진영 기자] '국가의전 서열 2위' 국회의장 자리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6선 최다선 박병석 의원과 최고령 5선 김진표 의원의 양자대결 구도가 굳어진 가운데, 관례와 당권 등 변수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승자 예측이 쉽지 않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의원은 이번 4ㆍ15 총선 출마의 변에서 "국회의장이 돼 국회개혁에 앞장서겠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출마의사를 표해왔다. 그는 이번 의장 도전이 세 번째인 만큼 그 어느때보다 표심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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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초선 당선인의 지역 사무실이나 자택으로 직접 손편지를 써 보냈다. 편지에는 축하 인사뿐만 아니라 선거 이후의 지역구 관리, 상임위원회 선택 등 초선 의원들이 신경써야할 부분에 대한 조언도 담았다. 그는 이후 만찬을 마련해 초선 의원들의 고민을 듣고 답변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저녁자리에도 "지나가다 들렀다"며 자주 얼굴을 비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이 손편지를 쓰는 등 아날로그 감성으로 표심 공략에 나섰다면 김 의원의 공략 지점은 '온라인'이다. 그는 카카오톡 메신저로 당선인 개인에 맞춘 문구와 함께 비대면 디지털 사회를 만들어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철학이 담긴 디지털 서신을 보냈다. 그러면서 초선 당선인들에게 4차산업시대 일자리 해법을 담은 자신의 저서 '구직대신 창직하라'를 선물로 보냈다. 김 의원은 또 이날 합당 예정인 더불어시민당의 당선인들과 오찬을 갖고 오프라인 표심 잡기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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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쟁에서 판을 뒤흔들 최대 변수로 '원내지도부'가 꼽힌다. 앞서 원내대표에 당권파 '친문(친문재인)'인 김태년 의원이 당선되면서 국회의장만큼은 '균형'을 위해 계파색이 옅은 박 의원 쪽으로 기울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김영진 의원이 원내총괄수석부대표가 되면서 이러한 분석에 변화를 가져왔다. 김 수석부대표는 김 의원의 보좌진 출신으로, 김 의원의 국회의장 당선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원들과 접촉면이 넓을 수 밖에 없는 수석부대표의 화력 지원을 받게 된 셈이다.
당내 핵심인 친문 의원들의 '표심'도 관건이다. 이 부분에서도 김 의원이 다소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친노(친노무현)ㆍ친문 그룹에 속해 있는 만큼 '친문' 표심을 확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친문 주류 모임 '부엉이 모임'의 좌장 격인 전해철 의원은 과거 김 의원이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을 때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통상 선수가 높은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아왔다는 그동안의 관례는 박 의원에게 유리한 부분이다. 관례를 깨야한다는 부담 등으로 상당수 의원들이 박 의원에게 표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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